전국 최초 '치유농업센터' 건립·친환경농산물 판매 확대
도시농협 모범적 모델 제시

[농수축산신문=박유신·엄익복 기자]

박성직 조합장
박성직 조합장

 

최근 농업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는 농업, 즉 도시농업은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국민에게 알리고 건강한 먹거리를 시민에게 공급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생물다양성이나 생태보전 기능, 농업을 매개로 한 도시주민의 공동체 기능, 학교텃밭·주말텃밭 등의 체험을 통한 교육·치유기능, 최근에는 탄소중립 기능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농업의 또다른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이처럼 도시농업이 주목받으며 자연스레 도시에 위치해 소비자와의 최접점에서 농촌과 도시, 농업인과 도시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를 이어주는 도시농협의 역할 역시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높은 지가와 시설 인프라 미비, 각종 규제에 막혀 안정적인 운영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시에 위치한 농협의 5선 조합장이자 12년간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장을 역임하며 모범적으로 도시농협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박성직 서울 강동농협 조합장을 만나 도시농업 활성화와 친환경농산물 판로 확대를 위한 강동농협의 다양한 활동과 미래 구상을 들어봤다.

 

# 강동농협은 도시농협이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모범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건립한 치유농업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떤 곳이고 올해 계획은.

강동농협은 20213월 서울시농업기술센터와 협약을 맺고 서울 상일동에 12803규모의 치유농업센터를 조성·운영하고 있다. 치유농업센터는 서울시민에게 농업을 좀더 가까이 친숙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자 소외·취약계층의 복지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농업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공간이다. 기존 시설물을 활용해 경작지, 텃밭농장 등에 조성 가능한 농장형’, 자투리 공간에 소규모로 조성 가능한 시설형’, 아쿠아포닉스, 스마트팜, 교육장 등으로 구성된 미래형농업모델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지역주민을 위한 공동구판장과 힐링카페, 자연쉼터 등으로 구성된 힐링 테마농원을 추가로 조성해 친환경농업과 접목한 치유농업농장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그 첫 단계로 현재 지역 산지에서 생산된 친환경·유기농 제품의 전문판매점과 힐링카페 조성을 위한 설계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올 한해 치유농업농장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135개 농협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친환경농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유는.

친환경농업은 패쇄 순환적 농법을 기본으로 환경친화적인 농업기술을 이용해 자연 생태계를 최대한 보전할 수 있는 농업 형태다.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토양·수질 오염과 생태계 파괴 등을 야기해 왔던 관행농업방식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우리 인간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소중하고 가치 있는 농업이다. 특히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로 인해 전 세계가 탄소중립 달성에 매진하고 있는 이때 친환경농업이 그 대안이 될 것이다.

이에 강동농협 역시 친환경농업의 저변 확대와 친환경·유기농 농산물의 판매확대를 위한 자체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친환경농업 교육 프로그램인 유기농아카데미를 더욱 업그레이드 해 최근 농업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치유농업과 인문학, 친환경농업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새롭게 편성·운영할 예정이다.

더불어 도시농협으로서 친환경농산물 판매 확대를 위한 정책 건의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사실 기존 농산물도매시장 물류체계의 한계로 인해 친환경농산물은 공급과 가격 측면에서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농협이 대단위 농산물 종합물류센터를 그린벨트 지역에 설치할 수 있도록 정책 제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농산물의 판로 확대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관심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인구의 절반 가량이 살고 있는 수도권의 역할은 매우 크다. 이에 소비력이 가장 높은 서울권역을 중심으로 그린벨트 지역에 대단위 농산물 종합물류센터를 지역농협이 설치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가 쉽게 친환경·유기농산물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농지법 등 관련법령 개정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생산자와 소비자, 나아가 우리나라 농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재 강동농협은 강동, 강남, 강북 3개 권역의 그린벨트에 약 16500~33000(5000~1만 평) 규모의 농산물 종합물류센터 건립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건의 중이다.”

 

# 서울 시민들과 학생, 어린이의 미래건강을 위해서는 친환경농산물의 학교·공공급식과 관련한 서울시의 시책 변화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떠한가.

단순히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해 급식에 이용하는 게 아니라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체계의 컨트롤타워를 구축,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 그 일환으로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친환경농산물 수요 자료에 근거한 작부계획 수립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작부계획 수립 표준 프로그램의 개발·지원이 필요하며, 친환경농산물자조금을 활용해 원재료 구매자금, 제조시설 운영 자금, 학교급식 전용 포장재, 잔류농약 검사비 등 재정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더불어 친환경농산물 공급 의무비율 설정 공립유치원, 고등학교 대상 친환경 학교급식 확대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종사자 교육 의무화 등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농촌 지역의 녹지를 보존하고 자연파괴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시 지역 역시 녹지 확보를 위한 작은 실천들을 확대시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도시의 자투리 공간이나 가정 내에서 농업을 실천해 녹지를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도시농부 육성을 통해 그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소량의 농산물을 컨트롤할 수 있는 종합유통센터 유통체계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 마지막으로 친환경농업인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농산물 생산에 많은 변수들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친환경농업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다. 친환경농업이 농업의 미래라는 자부심을 갖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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