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수급대책·할인지원…장바구니 물가안정 물가안정 ‘총력’

과실적립금·농협 자체 할인지원으로 농가 수취가격 유지하고
동일 품위서 가격경쟁력 확보해 소비자 목족도 높이고
고품질 농산물 판매도 늘려 ‘1석 2조’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좋은 농축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할인행사장을 찾고 있다. 사진은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설 명절 할인행사장의 모습.
설 명절을 앞두고 좋은 농축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할인행사장을 찾고 있다. 사진은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설 명절 할인행사장의 모습.

고물가시대, 치솟는 물가에 장보기가 두렵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농산물을 농업인에게 제값에 사서 싸게 파는 농협의 이색 판매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에 팔아주는 게 본연의 역할인 농협이 설 명절을 앞두고 치솟은 물가에 위축된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며 나선 것이다. 이러한 황당한 마케팅이 가능한 배경을 살펴봤다.

 

# 사과·배 등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 껑충

사과 한 상자에 6~7만 원씩 하니 좀체 손이 가질 않습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지만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어요.”

설 명절을 앞두고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A 씨가 볼멘소리를 터뜨린다. 명절 대표 선물인 사과, 배 등 과일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지난해 12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대비 12.71%,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는데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같은 기간 각각 19.27%7.7%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실은 같은 기간 43.75%25.7%가 각각 올랐는데 이 중 지난해 냉해와 수확기를 앞두고 우박 피해 등으로 수확량이 30%가량 감소한 사과가 44.35%54.4%의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 소비자물가도 같은 기간 25.6%33.2%가 각각 올랐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판매를 진행한 선물세트 사전예약 할인 상품에서도 사과 5kg 한 상자가격은 6만 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며 배 역시 7.5kg 한 상자에 8만 원이 넘었다. 이렇다 보니 만감류나 포도, 수입과일 등과 혼합하거나 크기(수량)를 줄여 가격을 낮춘 상품들도 대거 등장했다.

 

# 농산물 공급 3배 늘리고 소비자가격은 절반으로

물가의 고공행진에 정부와 농협은 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선제적인 수급안정과 대대적인 할인행사 지원을 통해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배추, , 사과, ,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 대추 등 10대 설 성수품에 대한 공급을 확대하고 할인을 지원하는 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하며 현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특히 농협·유통업계 등과의 협력을 통해 농축산물 할인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농협은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 경감을 위해 326억 원(정부 할인쿠폰 111억 원 등 포함)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 하나로마트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자체쿠폰, 카드할인까지 더할 경우 사과·배는 최대 47%, 한우·한돈·계란 등 축산물은 최대 50%, 밀가루·제수용품 등 주요 설 성수품은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농협은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계약재배 농산물 공급물량을 평시 대비 사과 2.8, 2.72배 등 최대 3배 늘리며 수급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는 수급대책상황실을 운영해 설 성수품 수급상황도 확인하고 있다.

더불어 농협은 최근 소비자물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농산물 수급안정과 소비지 할인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연중 지속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정기 통합판촉행사(25) 600억 원, 살맛나는 가격 할인행사(95) 950억 원, 정부 할인쿠폰(100) 450억 원 등 연간 220회의 할인행사를 통해 2000억 원의 소비자가격 할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 농가는 제값에 소비자는 할인된 가격

농협의 이같은 할인행사는 생산자인 농업인의 수취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도매단계 이후에서 예산을 투입해 진행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농협이 도매단계에서 물량을 집결해 소매유통까지 분산·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지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하더라도 산지 농업인은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농협은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품위가 좋은 사과 선물세트(5kg)의 경우 8만 원이, (6kg)6만 원이 훌쩍 넘는데 과실적립금, 농협 자체 할인지원 등을 통해 농가 수취가격은 유지한 채 소비자는 동일 품위의 사과를 6만 원대에, 배는 5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단순히 가격만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동일 품위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소비자 만족도도 높이고 고품질 농산물 판매도 늘리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은 명절기간뿐만 아니라 연중 상시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해 총 188, 1775억 원 규모의 가격할인행사를 진행한데 이어 올해도 정기 통합판촉행사, 살맛나는 가격행사 등 총 220, 2000억 원 규모의 할인행사를 통해 물가안정에 앞장 설 예정이라며 농협은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가 살맛나는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농축산물 판매를 더욱 확대하고 소비자 물가 안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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