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통마진 38%…일본의 2배
우유 '비싸다'는 소비자 의견 지배적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최근 멸균유 수입량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유자조금에 따르면 멸균유 수입량은 2021년 대비 2022년 무려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멸균유 수입량 증가의 원인으로 소비자들은 국산 우유의 높은 가격을 지목, 우유가격 상승으로 인한 타 산업의 물가상승을 뜻하는 ‘밀크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낙농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우유의 유통구조와 이에 따른 높은 유통마진을 문제로 꼽으며 우유가격을 낮추기 위한 유통구조의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유통마진 일본의 2배 넘어 

국내 우유가격은 △원유 기본가격·인센티브 △유업체 제조·운송비용·이윤 △유통마진 등에 따라 결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통마진은 38%로 일본의 경우 대규모업체와 중소업체의 유통마진이 각각 17.7%, 11.4%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농림축산식품부도 최근 유통마진이 흰 우유 납품가에 따라 정률로 책정되는 것으로 우유가격을 낮추기 위해선 유통구조의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유통구조 개선의 필요성에 힘을 보탰다.  

윤형윤 낙농진흥회 원유수급본부장은 “소비자가 유통 마진이 과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아닌 새로운 유통채널이 다각화돼야 소비자도 선택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낙농진흥회는 소비자가 인식하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통계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수입 멸균유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우유(milk)와 물가상승(inflation)을 합성한 단어로 우유가격 상승으로 인한 타 산업의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밀크플레이션’이 부각, 우유 유통구조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낙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밀크플레이션에 대해 “일본은 원유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높지만 유통 마진이 적어 결국 우리나라 우유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며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도 카페라떼 한 잔에 들어가는 우유 가격 인상분은 약 31원인데 우유 가격 인상을 이유로 음료당 400~500원을 인상한 것을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등 원유가격보다는 유통구조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 국산 멸균유 시장 성장세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약 3만8000톤의 멸균유가 수입됐고 그 양은 국내 원유 생산량인 193만 톤의 2% 정도이다. 이는 급식과 군납으로 소비되는 음용유가 국내 음용유 소비량의 약 3%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양이다.

우유자조금의 자료에 따르면 멸균유의 수입량은 2021년 대비 2022년 약 42% 증가했고 전체 수입량 중 국가별로 보면 폴란드가 75.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독일 10%, 호주 8%, 이탈리아·프랑스 등 기타국가가 약 7%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국산 우유와 수입 멸균유 소비경향은 국산 우유 60.9%, 국산 멸균유 15.1%, 수입 멸균유 7.4%였다. 소비자 인식은 수입 멸균유의 장점으로 ‘저렴함’과 ‘긴 유통기한’을 꼽은 반면 국산 우유에 대해선 ‘비싸다’는 생각이 강했다. 

수입 멸균유 시장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국산 멸균유 시장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국내 멸균유 시장은 2017년 566억 원에서 2022년 1614억 원으로 약 2.9배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1842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형윤 본부장은 “국내 음용유 소비기반이 출산율 저하 등의 이유로 약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지 원유 생산량의 75~80%는 음용유 시장에서 소비된다”며 “수입 멸균유가 들어오는 양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적극 대응해 국산 우유 소비 확대를 위해 마진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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