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함께 말 산업에서 활용되는 경주마, 승용마 등 말에 대한 복지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에서는 말 복지 증진을 위해 △말 생애주기 복지 강화 △말 복지 사각지대 예방지원 △말 복지 인식 개선으로 각 운영방안별 핵심 사업을 추진하는 ‘2024년 말 복지 3대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마사회는 이 가운데 말 생애주기 복지 강화 부문의 ‘망아지 각인순치 지원’, ‘경주마 재활 지원 확대’, ‘퇴역경주마 승용전환·승마대회 신설 사업’은 말 산업 현장에서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 망아지 각인순치 지원사업 추진

어린이 못지않게 망아지에게도 조기교육이 중요하다. 사람과 말의 조화로운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갓 태어난 순간부터 각인순치를 통한 교감이 필수적이다. 망아지 각인순치는 갓 태어난 망아지에게 사람과의 접촉과 필요한 자극을 적절하게 제공하고 적응하게 함으로써 사람과 말 사이의 편안한 관계를 형성하는 조기교육을 말한다.

망아지부터 형성된 신뢰 관계는 말의 온순한 성품과 기승자·말의 안전과 직결된다. 

각인순치된 경주마는 승용마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높은 적응력을 보이기 때문에 말 산업 현장에서 각인순치의 확대는 경주마의 복지 증진을 위해서도 필수다.

마사회 관계자는 “각인순치가 중요한데 국내 말 생산 농가에서는 망아지가 태어나는 시기 업무 부하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각인순치 과정이 적절하게 단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마사회는 올해 제주에서 태어나는 망아지 70마리를 대상으로 생후 3일 전부터 생후 6개월 기간 중 각인순치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부상 경주마 치료·재활 중점 

마사회는 부상을 입은 경주마가 조기에 퇴역하는 대신 치료와 재활을 통해 건강하게 복귀하는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올해 경주마 50마리를 대상으로 경주마 재활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경주나 훈련 중 부상을 입은 말에게 진단과 수술을 제공하며 마주협회와 마사회가 공동으로 조성한 복지기금을 활용해 한 마리당 최대 700만 원의 재활비용을 지원한다.

지원사업을 통해 치료를 받은 경주마가 재기해 우승할 경우 상금 일부를 복지기금에 기부하는 제도도 추진된다. 이렇게 조성된 기부금은 다시 말 복지를 위한 사업의 재원으로 환류돼 수혜마를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경주마들의 인생 2막 승용마

경주로에서 뜨거운 질주를 마친 경주마들은 사람과 교감을 나누고 적절한 관리와 지원을 받는 승용마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경주마의 승용마 변신을 위해서는 질주 본능을 누그러뜨리고 승용마로 생활할 수 있게 변신시키는 승용전환 순치 교육이 중요하다.

마사회는 승용전환 순치 교육을 위해 지난해 승용마 조련시설 22개소를 지정하고 이 시설에서 64마리의 퇴역경주마 승용전환을 이끌었다.

올해는 대상을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확대해 총 100마리의 승용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성기관 학생들은 승용전환 순치기술 역량 향상을 통해 전문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어 말산업 현장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마사회는 승용전환 순치를 통해 전문 승용마로 변신한 퇴역경주마들의 무대를 제공하고자 경주퇴역 승용마만 참여하는 전국 규모의 승마대회를 2개 신설한다. 퇴역경주마들이 출전하는 종목을 포함하는 일반 승마대회에도 상금이 지원된다. 

경주마의 승용전환과 전문가 배출에 힘쓰는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들의 학교 교류전을 최초로 지원, 기관들의 승용전환 역량 강화와 지원확대에 나선다. 또한 승마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퇴역경주마들을 위한 전용 종목을 신규 발굴하고 퇴역경주마 수요 촉진과 활용 저변 확대에 나선다.

정기환 마사회장은 “말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를 통해 더 많은 말들이 건강하게 사람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말 복지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며 “2037년 완성형 말 복지 체계 구축을 목표로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마사회의 말 복지사업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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