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홍원식 회장에서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로 지난달 31일 변경되면서 남양유업과 계약한 낙농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앤코는 최근 홍 회장에게 지분 매매대금 3100억 원을 지불, 최대주주 지분인 52.63%를 손에 넣으며 홍 회장 일가의 60년 오너 경영 체제가 사실상 종결됐다.

이에 따라 낙농산업을 기반으로 시유사업을 전개해 왔던 기존의 남양유업 경영진과 달리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모펀드 한앤코가 남양유업의 경영을 맡게 되면서 구조조정과 함께 농가에 배당된 쿼터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충청지역의 한 낙농가는 “지속적인 홍 회장 일가의 논란과 더불어 일명 ‘불가리스 사태’로 촉발된 경영 불안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농가가 지고 있다”면서 “벌써부터 한앤코에서 남양유업 직원들에게 쿼터를 줄이라는 압력을 넣고 있어 만약 최악의 상황까지 가게 된다면 농가들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한앤코는 낙농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수지타산만을 계산해 농가의 쿼터를 줄일 가능성이 큰 만큼 현재 낙농가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설 명절 이후 한앤코와 농가들이 만나 결정되는 방향에 따라 대응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낙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낙농산업의 수급 특성상 여름에는 생산량이 많고 겨울에는 생산량이 부족해 계절편차에 맞는 수급 관리를 해야 하는데 한앤코는 이같은 구조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기업의 이윤도 중요하지만 낙농생산기반과 국내낙농업 유지·발전 차원에서 낙농산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농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한앤코가 인수한 남양유업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생산계획을 밝힌 바가 없다”면서 “지금 쿼터 등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쿼터 조정에 대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없다”며 “원유 잉여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낙농가와 낙농진흥회 등 여러 이해 관계자들과 협의해 해결책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양유업은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 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경영진을 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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