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에 초점 맞춘 미국대두, 아미노산 수치 높고 탄소발자국은 낮아 수출시장서 '주목'
-미국대두 지속가능 보증 프로토콜(SSAP) 개발로 주요 국제기관의 원료 조달 기준 충족,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미국대두박 품질 차별화 요인, 영양학적 구성·일관성·공급 안정성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국내 사료업체 14개로 이뤄진 미국 대두 시찰단이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미국대두협회 본사를 방문, 1층 회의실 ‘반’에서 미국대두협회 관계자들로부터 미국대두의 지속가능성과 미국대두박의 사료원료로의 가치 등을 듣고 있다.
국내 사료업체 14개로 이뤄진 미국 대두 시찰단이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미국대두협회 본사를 방문, 1층 회의실 ‘반’에서 미국대두협회 관계자들로부터 미국대두의 지속가능성과 미국대두박의 사료원료로의 가치 등을 듣고 있다.

미국대두협회가 국내 사료업체 관계자 14명으로 구성한 미국 대두 시찰단은 미국대두의 흐름을 살펴보고 산업적 전망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지난달 24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했다.

미주리주 동쪽 끝에 있는 세인트 루이스는 미시시피강과 미주리 강의 합류점에 위치, 도로와 철도가 집중돼 중서부 교통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과거 곡물, 가축의 대집산지로 명성을 떨쳤다. 이 영향으로 미국대두협회(USSEC) 본부와 세계적 곡물기업 번기(Bunge)의 본사 등 곡물 관련 업체들의 주요 거점이 몰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국대두 시찰단은 미국대두협회 본부에서 미국대두의 지속가능성과 미국대두박의 영양적 우수성, 사업 전망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카길 본사 관계자를 만난데 이어 번기 본사를 방문해 수송 시설과 곡물 엘리베이터 등을 두루 둘러봤다.

이를 동행취재하며 미국대두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 본다.

<上> 미국산 대두박, 2배 늘어난다
<下> 미국대두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할 때

# 100년 전부터 이어온 미국대두농가의 ‘지속가능성’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미국대두협회 본부 1층 회의실은 헛간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반(barn)’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대두 농가들의 헛간 벽면을 뜯어와 회의실 한쪽 면을 나무 벽으로 처리한 인테리어에서도 미국대두협회가 농가들의 역사와 가치관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미국대두협회에서 만난 애비 린 미국대두협회 지속가능성 국장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은 미국에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라며 “100여 년 전부터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며 땅을 일궈왔다”고 말했다.

미국농가들이 지속가능성과 환경 문제에 골몰하기 시작한 것은 1930년 미국과 캐나다 프레리에서 발생한 극심한 모래폭풍 때문이었다. 일명 '황진' 사건으로 이 일대의 농업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농가들은 환경과 자연보호 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를 계기로 미국 농무부는 1935년 미국의 자연자원과 환경을 보호 유지하기 위해 자연자원보호청을 설립했다.

린 국장은 “1930년대 이전에는 땅을 깊게 파서 경운을 했는데 황진 이후 농가들이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자각을 하면서 무경운을 시작했다”며 “미국 대두 농가들은 지면을 덮어 토양침식을 방지하는 피복작물을 이용하고 비가 와도 흙이 잠기지 않도록 흙을 파 올려 이랑을 만들어 토양과 수자원을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농법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대두 농가들은 위성과 드론 등 최신 농업기술을 활용해 정확한 지점에 필요한 최소한의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등 자연을 보호하는 정밀농법 방식으로 농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린 국장은 “미국 대두 농가들은 90% 이상이 가족농”이라며 “이들은 대를 이은 농장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세대에 더 좋은 토양을 물려주기 위해 지속가능한 농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국대두, 남미산보다 탄소발자국 현저히 낮아

미국대두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지속가능한 농법 외에도 여러 성공적 요인을 수치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대두가 탄소발자국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산 대두보다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린 국장은 “탄소발자국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로 미국 대두는 남미 등 다른 생산지의 대두보다 획기적으로 탄소발자국을 줄였다”며 “특히 산림황폐화를 비롯해 원하지 않는 토지이용 변화(LUC)를 고려한 탄소발자국 면에서는 미국대두가 남미산보다 10배 이상 탄소발자국을 줄였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농경지로 이용하기 위해 산림 지대를 벌재하면서 수목에 저장돼 있던 탄소가 이산화탄소 형태로 대기 중에 배출, 탈산림화가 탄소발자국 증가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속가능한 농법이 활성화되면서 숲이 74만ha 늘어났고 경작지는 360만ha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남미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미국대두협회 본사 앞에 설치된 조형물 앞에서 미국대두협회 관계자들과 미국 대두 시찰단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미국대두협회 본사 앞에 설치된 조형물 앞에서 미국대두협회 관계자들과 미국 대두 시찰단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지속가능성 인증 대두, 사용량 늘어

미국대두협회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더욱 심도있는 고민 끝에 지속가능성을 보증할 수 있는 프로그램, 미국대두 지속가능 보증 프로토콜(SSAP)을 개발했다. SSAP는 국제무역센터와 유럽사료생산자연합회의 대두조달 가이드라인, 2020 도쿄 올림픽을 비롯한 주요 국제기관의 원료조달 기준을 충족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대두 수출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2014년 6845톤의 지속가능성 인증 대두가 수출된 이후 매년 수출량이 증가해 5년 만인 2019년 2235만5707톤이 수출되면서 획기적인 수출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는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미국 대두가 4448만427톤 수출되면서 4년만에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 세계에서 지속가능성 인증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미국대두는 100%가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대두이고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에 수출되는 미국대두도 94%가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미국대두다.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대두를 60% 이상 사용한 제품에는 미국대두 지속가능성 인증 로고(SUSS)를 붙일 수 있다. 현재 19개국에 93개 회사에서 1000개 이상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SUSS 로고는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롯데웰푸드에서 고올레산 대두유제품에 처음으로 부착했다. 사조대림은 지난해부터 지속가능한 식품생산에 참여하며 SUSS 로고를 8가지 대표 장류제품에 부착했다.

 

# [미니인터뷰] 로잘린드 리크 USSEC 동북아 국장

-수출 대두박 생산량↑…가격 경쟁력 생겨 수출 증가 기대

이번 미국 대두 산업 시찰단이 태평양 북서부(PNW)에서 대두박이 선적되는 것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나가게 될 대두박을 선적하는 PNW에 대규모의 추가 투자가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지난 3년간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미국대두의 가공시설들이 늘어나면서 대두박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어 한국 고객들에게는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규 대두박 가공시설들이 추가되면서 최신 시설로 수율도 좋아지면서 수출할 대두박의 생산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미국 대두박에 대한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는 한미 동맹 70주년은 맞은해였다. 지난 70년을 넘어 앞으로 더욱 많은 교역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 미국대두박, 품질면에서 남미산보다 월등해

미국산 대두는 남미산 대두에 비해 손상율이 현저히 낮고 일관된 품질을 유지, 정제율과 수율에서도 우수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대두의 가공과정에서 생산된 미국 대두박 역시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이 사료업계의 전언이다.

탐 알폰소 미국대두협회 축산 국장은 “미국 대두박은 사료품질관리에 중점을 두고 생산되고 있으며 가축의 건강과 복지는 물론 탄소발자국을 줄이는데도 동참할 기회를 준다”며 “미국대두박의 품질 차별화 요인은 영양학적 구성, 일관성, 지속가능성과 함께 공급 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대두협회가 전세계 대두박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살펴보면 미국대두박의 이 장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대두박 구매자들이 품질은 사업의 수익성을 의미하는 만큼 주요 구매요건으로 꼽았다. 또한 대두 공급망에 있어서는 일관성과 신뢰성, 지속가능성 등을 키워드로 꼽았다. 

탐 알폰소 국장은 “대두박 구매자들은 이물질이 없는 것, 공급안정성, 적시에 공급하는 것을 신뢰성으로 표현했다”며 “미국대두협회에서는 품질관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 남미산 대두박보다 손상도가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알폰소 국장은 “아르헨티나는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 못하고 품질이 균질하지 않은 데다 초록색 대두나 완전히 자라지 못한 대두도 수확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아미노산이 부족해 영양학적으로 좋지 않은 콩”이라며 “손상면에 있어서 미국대두박보다 브라질 대두박의 손상도가 5배 이상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미국대두박, 아미노산과 에너지 측면에서 ‘우수’ 

알폰소 국장은 “미국 대두박은 남미산 대두박보다 주요 아미노산 수치가 높고 탄소발자국과 손상도는 낮고 에너지측면에서는 가치가 높다”며 “미국 대두박은 조단백 말고도 다른 것을 평가할 때 영양학적 측면에서 더욱 훌륭하고 안전성과 신뢰도 측면에서도 남미산 대두박보다 우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대두박의 아미노산 조성은 가금과 양돈에서 소화율을 최적으로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두가 착유돼 대두박으로 변하면 아미노산의 소화율이 유전적 요인, 수분, 저장 조건, 항영양인자와 사용되는 대두의 가공방법, 특히 열처리 방법에 의해 달라진다. 미국대두협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대두박은 남미산 대두박에 비해 필수 아미노산 5개에서 극명한 장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두박의 에너지는 사료배합비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미국 대두박은 에너지 값의 낮은 변동성을 가지고 있어 다른 원산지의 대두박에 비해 훨씬 안정된 에너지 공급을 할 수 있다. 

이형석 USSEC 한국사무소 대표는 “흔히 대두박은 단백질과 아미노산의 주된 공급원으로만 여겨지고 있으나 사료 중 대두박의 전체적인 고유 영양적 가치를 평가할 때 에너지 함량 또한 고려돼야 한다”며 “대두박의 약 80% 에너지는 미국 대두박에서 함량이 더 높은 가소화 아미노산에서 유래되며 결과적으로 미국 대두박의 에너지는 다른 원산지의 대두박과 비교할 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사료원료에서 중요한 것은 아미노산 형태의 단백질인데 잘못된 구매 기준으로 질소를 사게 될 수 있다”며 “대두박을 선택할 때 단백질 함량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아미노산이나 에너지 등 진짜 필요한 영양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국대두박, 사료원료로 비즈니스 가치 높아

미국 대두박의 생산량 증가로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미국대두협회는 전세계시장에 미국 대두박의 품질적 차이를 보여주고 수출을 강화하는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대두협회가 만든 대두 가치 계산기로 품질데이터를 활용해 미국대두박의 비즈니스 가치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알폰소 국장은 “미국 대두박을 구매하는 파트너들은 소와 돼지, 닭에 있어서 미국 대두박을 사용했을 때 아미노산과 칼로리 측면에서 톤당 25달러 정도의 프리미엄이 생긴다고 말했다”며 “양식업에서는 톤당 50달러 이상 가치가 높다고 말해 미국대두박의 가격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용했을 때의 이득, 비즈니스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두박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카길도 최근 대두박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수출 시장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담 퀘니거 카길 트레이드 팀 리더는 “미국내 재생에너지 생산 증가 기조로 대두유 생산이 늘어나면서 대두박 생산량도 늘어나 미국내 수요로는 충당이 안돼 수출시장 확대 등 새로운 대두박 수요처를 찾아야 한다”며 “더 많은 대두박 고객을 찾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카길은 USSEC과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중서부 캔자스에 20만5000부셸을 하루에 가공할 수 있는 대두가공 공장을 가진 카길은 시드니에서도 18만5000부셸을 하루에 가공하고 있다. 대두를 가공하면 기름이 20%고 80%가 대두박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카길에서만도 엄청난 양의 대두박이 쏟아지는 것이다. 

아담 팀 리더는 “지난 100년간 카길은 대두박에 있어 미국내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철도를 통해 대두박을 미국 내륙간 수송하며 판매해 왔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대두박 생산이 늘어나는 만큼 다코타 지역에서 생산한 대두박을 PNW를 통해 수출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담 팀 리더는 이어 “미국 대두박은 품질이 우수하고 탄력적인 공급망과 대두박 수요처에서 원하는 다양한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한국의 사료업체들에게도 비니지스의 이점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만큼 미국 대두박의 선택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번기(Bunge)] 

1818년 설립된 번기는 농산물을 공급하고 운송하는 곡물 공급사이다. 4대 곡물메이저를 이르는 ABCD 중 B에 해당하는 회사로 A는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Archer Daniels Midland), C는 카길(Cargill), D는 루이 드레퓌스 컴퍼니(LDC, Louis Drefus Company)를 이른다. 번기는 농업 사업을 비롯해 식용유 제품, 제분 제품, 설탕과 바이오 에너지, 비료 부문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갖고 있다. 

미국대두 시찰단은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 루이스에 위치한 번기 본사를 방문, 번기의 사업현황과 미국 대두산업 전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설을 투어했다.

세인트 루이스의 항구에 위치한 번기의 선적 시설은 1년에 1억 부셸 정도의 곡물을 처리하는 곳으로 365일 운영되며 24시간 바지선 선적을 진행하는 곳이다.

번기의 한 관계자는 “번기는 미국 전역에 9개의 대두박 가공시설을 갖고 있고 시장 점유율로는 1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PNW를 통해서도 대두박이 수출되지만 컨테이너 형태로 나가고 걸프지역을 통해 대부분 수출하는데 향후 대두박 생산량이 늘어나면 수출사업에 더욱 주목해 PNW를 통한 수출 점유율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