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최근 우유와 관련된 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밀크플레이션이다. 밀크플레이션은 우유를 뜻하는 밀크(milk)’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해 우유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우유가 포함된 과자·, 커피, 크림파스타 등 다른 제품의 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그렇다면 정말로 국산우유가 물가상승의 주범일까?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10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국산 원유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원유가 때문에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하락한 수입 탈지분유를 이용해 생산된 빙과류를 국산 원유가 인상을 이유로 판매가를 올렸다며 소비자 기만이라고 국내 가공식품 기업을 질타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소단협은 라떼 음료의 가격 인상에 우유 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은 단 6.3%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소단협은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들이 2022년과 지난해 2년 동안 라떼 가격을 400~500원 씩 인상했으며 이 중 우유 가격 인상의 비중은 6.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지난해 2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4.3% 상승한 바 있으며 이는 수입산 혼합탈지분유를 사용한 제품이었다. 이와 같이 우유 가격 상승을 이유로 한 과도한 가격 인상은 국산우유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원인이다.

밀크플레이션은 단지 물가상승을 설명할 때만 사용되지 않는다. 최근 한 기사에서는 밀크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우유 가격의 가파른 상승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단어를 단순히 우유 가격의 상승에도 사용하기도 하고, 국산 우유를 사용하지 않음에도 가격을 인상하는 행태에 밀크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과연 옳은가. 물가인상의 모든 책임을 우유에 전가해 소비자들을 오도하는 것은 아닌지 명확한 판단이 필요할 때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