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C 통한 계란 유통 활성화
유통 상인에 의한 불공정거래 최소화 기대
보증된 계란 생산·판매…고품질 계란시장 견인
농협계란 유통채널 다양화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농협계란 브랜드 차별성·위생 안전성 부각
동물용의약품 안전성 검사 필수
농가 고정 판로처 확보돼 수취가격 향상 도모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지난 1월 23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고품질 계란 시장을 선도하고자 ‘농협 계란 신규 브랜드 출범식’을 개최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지난 1월 23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고품질 계란 시장을 선도하고자 ‘농협 계란 신규 브랜드 출범식’을 개최했다.

농협중앙회는 2009년 계란 생산성은 낮은 반면 너무 많은 유통경로로 유통비용이 과도함에 따라 유통단계 축소로 합리적인 계란 가격을 보장하고 농협인증 계란으로 유통선진화와 소비확대를 꾀하고자 ‘안심계란’을 출시했다.

당시 품질과 위생을 강화한 브랜드라는 평이 있었지만 계란의 생산·유통 특성상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이나 축산물공판장처럼 기준가격과 등급을 표준화할 수 있는 채널이 없었기 때문에 사업확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계란의 신선도, 생산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닭이 알을 낳은 날짜를 표시하는 계란 산란일자 표시제를 2019년 8월 23일 전면 시행했다.

더불어 계란 유통 과정의 투명화와 선진화, 품질·위생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12월부터 계란공판장이 운영됐지만 생산자와 유통상인의 참여율 저조로 실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이에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지난 1월 조합(한국양계농협, 대전충남양계농협, 포천축협) 계란유통센터(EPC)와 연계한 고품질의 위생적인 브랜드를 출시하고 농협계란 브랜드의 가치제고와 판매확대를 도모하는 한편 식용란의 위생 안전 강화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안심계란 브랜드를 리뉴얼한 신규 브랜드인 '농협계란'을 출시했다. 새로운 농협계란 출시의 의미와 시장에서의 역할을 고민해봤다. 

# 농협계란, 안심계란 보완

이전 브랜드인 안심계란은 사료, 선별·포장 등 품질관리로 인한 비용 증가로 다른 브랜드 대비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또한 권역별 공급거점 부족과 계란 특성상 잦은 물류이동·원거리 이동시 물류비 증가 등의 문제도 야기됐다. 게다가 계란 매출이 높은 지역인 강원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 경우 공급거점 부재로 안심계란이 거의 취급되지 않았다.

조합 EPC 이용에 따른 위생조건 강화 등의 소비자 홍보가 부족했고 안심계란과 조합 브랜드 간 차별성도 부재했다. 이에 농협계란 통합브랜드 출범과 리뉴얼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농협 축산경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시장 규모는 2조3000억 원이며 이중 농협 브랜드의 계란 총 매출액은 1285억 원으로 시장 점유율이 약 5.6%에 불과했다. 안심계란이 1.1%, 한국양계농협(이하 양계농협)의 계란이 4.5%가량으로 사실상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농협계통 매장에서의 총 매출액도 전국 계란 총 매출액 2조3000억 원의 12.9%에 불과한 2976억 원이었다. 

이에 축산경제는 경제지주와 양계조합 간 협력사업을 통해 위생과 품질이 보증된 계란을 생산·판매함으로써 고품질 계란시장을 견인하고 농협계란 유통채널 다양화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자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 안전·위생 강조해 농협계란 고급화 이미지 부각

신규 브랜드에 속하는 등급란과 일반란, 프리미엄란 등은 농협이 보유한 EPC에서 물세척, 선별, 저온저장·유통 등을 바탕으로 납품된다.

EPC를 통한 계란 유통 활성화로 유통 상인에 의한 불공정거래도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강필 축산지원부 부장은 “정부의 계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EPC 유통 활성화로 공정거래 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생과 안전이 검증된 계란 유통으로 소비자 편익을 제고하고 공판 거래를 통한 거래 기준가격 제시 등으로 불합리한 관행 근절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축산경제는 농협계란은 ‘EPC와 인증GP(계란집하장)를 거쳐 더 선별한 계란, 콜드체인 콘셉트’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콜드체인을 통한 차별성을 부각하고 안전과 위생을 강조해 고급화 이미지를 부각할 계획이다.

타깃층은 위생과 품질,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로 잡았다. 현재 계획 중인 상품군은 18개로 등급란, 일반란, 프리미엄란 등에 대한 등급 구성이 진행 중이다.

등급란은 특란과 대란을 중점적으로 품질을 관리해 판매하고 일반란은 EPC 선별을 거친 계란으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프리미엄란은 유정란 등 가치 소비에 부합하는 계란 제품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등급란·일반란을 선 출시해 시장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프리미엄란 출시로 고품질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 체계적인 생산·공판·물류 단계

농협계란의 생산 단계 출하약정은 조합 EPC 담당자가 농협계란 품질·위생관리 기준에 의거해 농장에서 심사하며 양계조합과 농장 간 출하약정서를 기본으로 원란 공급계약을 체결한다.

품질관리는 농협계란 품질·위생관리 기준에 따라 연 7회 품질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제고할 방침이다. 농협 계통사료 급여를 원칙으로 사양단계부터 출하까지 유통 전 과정에 대한 품질관리가 진행된다.

제품생산은 농협계란 기준에 의거해 EPC를 통해 생산·공급된다.

농협계란은 정부사업과 연계해 공판 물량 확대와 공정거래 가격형성에 기여하고자 공판거래를 통해 조달된다. 공판을 통한 유통혁신으로 농가 수취가격을 보장하고 공정거래가격 형성과 더불어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전하고 위생적인 계란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EPC 선별 포장·콜드체인 등 위생을 강조한 제품 차별화와 더불어 대전충남양계농협의 추가 공판장 개설을 통한 공급권역·납품 확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란 공판 정착과 위생적인 계란시장 선도·농협계란 판매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농협계란 조달은 매취사업을 원칙으로 하며 각 계란 EPC·안심농장에서 판매처로 직송돼 유통단계를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축산경제 관계자의 말이다. 양계조합과 안심농장 등의 공급권역을 설정함으로써 경합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다.

김진홍 축산물도매분사장은 “농협계란은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를 대상으로 입점을 추진하고 프리미엄 계란 전용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농협계란 판매유통 연도대상 신설과 우수사무소 시상 등의 포상도 추진된다”고 전했다.

# 농가 판로처 확보 도움, 소득 향상 기대

농협계란 브랜드에 대한 차별성과 위생 안전성을 부각하기 위해서는 동물용의약품 안전성 검사를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축산경제는 현재 156개 항목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EPC가 계란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했기 때문에 농가의 호응도가 낮았지만 농협계란 판매가 활성화될 경우 농가들의 고정 판로처가 확보돼 수취가격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축산경제 관계자의 전언이다.

농가에서 생산 전량을 EPC를 통해 공급하지 않아도 납품물량에 대한 동물용의약품 안전성 검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판로로 판매하는 계란 또한 안전하다는 것도 피력할 수 있다.

안병우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EPC로 납품하는 농가와 일반농가의 계란이 차별화되기 때문에 농가 소득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며 “최근까지 외부 검사기관에서 동물용의약품 안전성 검사가 진행됐지만 다음 달 이후 축산연구원에 관련 설비가 완료되면 자체 시설에서 검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이사는 “그동안 계란 유통구조가 복잡하고 투명하지 않아 농가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계란을 공급하고자 농협계란 브랜드를 출시하게 됐다”며 “생산 단계의 사양 관리부터 유통·물류 과정에서 체계적인 관리와 더불어 철저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니 안심하고 농협계란을 애용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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