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숲, 산림 가능성 보여주고 교육·기자재 등 지원으로 산주 참여 높아져

선도사업 종료 이후에도
임업 장기성 고려한 후속·연계 사업 실시해야

하장단지는 기반 구축 성과 내고 있으나
산림경영은 50년 이상 돼야 수익 낼 수 있어
사업종료 이후에도 관리방안 활성화에 대해 전문가 자문·컨설팅 등 반드시 필요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우리나라 임업계는 타 산업 대비 낮은 경제성·소득, 방치되고 있는 산림, 산촌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산림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받고 있다. 탄소중립이 요청되는 오늘날, 10%대 중반에 머물러 있는 목재자급률을 높이고 수종갱신을 통해 불균등한 영급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지만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고 지속가능한 임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는 2014년부터 선도산림경영단지를 공모해 현재 전국 29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선도산림경영단지는 영세한 사유림을 집단화·규모화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산림경영모델을 개발·확산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유림 경영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소규모 사유림이 산재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규모 임업 경영이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기에 임업계는 선도산림경영단지 사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강원 삼척의 하장, 춘천의 사북, 경남 의령의 응봉산 선도산림경영단지 3곳을 찾아가 현황을 취재했다.

 

# 소득 얻을 수 있게 산주들의 산림경영 참여 촉진

국내 산림의 66%가 사유림인 상황에서 사유림의 경영활성화는 곧 국내 산림경영의 활성화로 이어지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사유림의 산림경영계획작성률은 23.4%에 불과하다. 국내 산림의 절반은 경영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도산림경영단지는 그동안 산주의 무관심, 정보나 재원 부족 등으로 방치돼 온 산림의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고 교육, 기자재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산주들의 산림경영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실제로 <1>을 보면 모든 단지에서 임도, 숲가꾸기 등 산림사업에 대한 산주들의 동의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업 10년차 삼척 하장 선도산림경영단지(이하 하장단지) 운영협의회 위원인 김종석 삼척동해태백산림조합 선도산림경영과장은 목재 생산에는 30년 이상 걸려 그동안 단기소득임산물을 생산하고 산림휴양을 유치하는 등 산림복합경영을 해야 산주들이 경제림 육성과 경영의지를 가질 수 있다목재생산뿐 아니라 숲가꾸기를 하면서 산림텃밭, 임산물 특화재배단지 등을 조성해 임간 사이에 산나물 등을 재배함으로써 소득을 얻을 수 있게 해 경영의지가 낮았던 산주들의 참여도 이끄는 등 호응이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사업 6년차인 의령 응봉산 선도산림경영단지(이하 응봉산단지)의 운영협의회에서 산주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최종현 위원도 촌에 사람이 없어 산에 과수도 못심고 그냥 묵히기만 했는데 선도단지 사업 이후 잡목정리하고 수종갱신하면서 아주 보기 좋아졌다아직 시업을 하지못한 구역의 산주들은 먼저 해달라고 요청하는 중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운영협의회로 이해관계 조정해

강원 삼척군 하장 선도산림경영단지 전경
강원 삼척군 하장 선도산림경영단지 전경

선도산림경영단지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들도 산림경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춘천 솔바우 마을 주민들은 사북 선도산림경영단지(이하 사북단지) 사업을 계기로 2021솔바우 협동조합을 결성, 방치했던 마을림을 공동으로 경영하기로 했다.

홍성수 솔바우 협동조합 대표는 오래전부터 마을 공동으로 숲 100ha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그냥 자연 그대로 갖고 있었다매년 세금만 납부하면서 어떤 수입구조도 없었지만 이번 사북단지를 통해 산나물 재배, 임도개설을 통한 도시민 관광 유치 등을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한 솔바우 협동조합은 산마늘, 표고버섯, 더덕, 음나무 등을 재배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산마늘과 표고로 소득 1130만 원을 창출했다. 특히 표고는 춘천 관내 학교급식으로 납품했는데 좋은 호응을 얻어 고무됐다는 전언이다.

하장단지에서도 판문리에서 2019년 마을림을 활용한 판문협동조합이 결성돼 어수리, 산마늘 등 특화임산물 재배단지를 조성, 2027년부터 매년 7000만 원의 수입이 예상되고 있다. 판문리의 성과를 지켜본 옆마을 어리에서는 종중산을 활용한 어리협동조합을 자발적으로 결성, 판문협동조합으로부터 조언을 받아 산림경영에 나서고 있다.

단기소득임산물 외에도 사회적기업들이 단지 내에서 생산된 목재를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사북단지에선 산림형예비사회적기업 그랭이주식회사’, 강원도예비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리-어쩌다목공등 사회적기업이 목재 가공 상품과 목공예 체험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응봉산단지도 적극적으로 산림 서비스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최점규 의령군산림조합 선도산림경영과장은 임산물 생산과 판매만으로는 충분히 소득화를 못한다고 생각해서 재배와 제조의 1·2차 산업뿐 아니라 서비스의 3차 산업이 결합 된 6차 산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숲으로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지난해 6000명 정도가 두릅따기 등을 체험하러 와 수익을 실현했고 올해도 인근에 있는 경남 미래교육원과 연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지역주민, 산주 등이 원활하게 산림경영을 시작하고 별다른 이해충돌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배경엔 선도산림경영단지 운영협의회가 있다. 산주, 지역주민, 전문가, 산림조합, 지자체 등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모이는 운영협의회에선 단지 사업 추진현황과 계획을 보고하고 단지 운영계획, 예산안 수립, 사업계획과 집행 등을 승인·결정한다.

운영협의회를 통해 각자의 요구사항과 의견을 수렴해 조율하며 이는 곧 사업계획에 반영된다. 홍 대표는 협의회를 통해 숲가꾸기 등에 대해 시·조합과 협의하며 산주들이 요구하는 것도 연차적으로 최대한 들어주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하장단지 운영협의회 위원인 신지원 삼척시 산림과 계장도 삼척시는 연 6회 이상 협의회를 열어 산주들의 의견과 선도방향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반영하고 있으며 마을에서 요구하는 작은 사항 하나라도 어느 한 마을에 과다하게 사업이 치우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임업의 장기성을 고려한 후속사업 연계 필요

다만 산림청이 지원하는 마지막 해인 사업 10년차를 맞이한 하장단지는 후속·연계 사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태식 하장단지 운영협의회장은 “10년간 잘해왔으니 앞으로 연계사업으로 이어지면 농산촌이 더욱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산림조합과 시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이대로 해체되면 너무 아쉬운 일이다고 후속 사업을 희망했다. 신지원 계장도 선도사업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하장단지는 기반 구축 성과를 내고 있으나 산림경영은 50년 이상 돼야 수익을 낼 수 있어 사업종료 이후에도 관리방안 활성화에 대해 전문가 자문과 컨설팅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남성현 산림청장은 선도산림경영단지 사업을 시작한지 10년 정도 지나 계속 리뷰 하면서 어떻게 단지를 발전시킬 것인지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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