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지난 1월 미국 대두산업을 시찰하고 돌아온 14개 국내 사료업체 구매담당자들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미국의 지속가능한 농업 승계와 미국 농기업들이 생각하는 농업의 영속성, 지속가능성을 대하는 자세를 부러워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축산업계가 반드시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미국은 농업을 가업으로 물려준다. 그들이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작물을 생산하는 가장 큰 이유는 후대에 좋은 땅을 물려주기 위해서다. 이같은 생각은 미국 농업 전반에 확산돼 있어 그들은 지속가능성을 당연한 가치로 삼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축산업을 보면 미국 농부들의 지속가능성과 가업 승계를 새삼 다시 보게 된다. 돈가가 하락하고 사료가격이 상승하면서 경기도 일대와 강원도 등에서 농장을 내놓겠다는 양돈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후계가 없는 한우 농가들이 한우 가격하락과 생산비 상승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고민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더욱 큰 문제는 이같은 한우농가들은 대부분 사육마릿수 50마리 미만의 소규모 농가들로 향후 한우 사육기반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낙농은 어떠한가. 매일 하루 두 번 착유해야 하는 높은 노동 강도로 낙농가는 후계를 구하지 못해 폐업하는 일이 빈번해져 이제 전체 낙농가수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지속가능성을 염두하고 후대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축산업은 가업이 되지 못한 것일까. 기업수준의 방대한 땅에 작물을 심고 기업 축산을 하는 미국의 규모에 따르지 못해서일까.

대한민국에서 지속가능한 축산을 영위 하기 위해서는 농가만의 노력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치솟는 생산비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사료 가격 안정 대책,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공급과잉과 축산물 가격하락을 해결할 수 있는 안정적 수급 대책, 안정적으로 축산물 소비가 이뤄질 수 있는 소비 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축산농가들이 축산을 사업으로 생각하고 어려울 때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는 자세가 함께 될 때 축산의 지속가능성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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