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캄보디아·몽골, 한류·경제성장세 영향으로 조제분유 수출 '껑충'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우리나라 분유 수출 69.8% 차지하던

중국시장 관련법 개정과

규제강화, 비관세 장벽영향으로

2022년 대비 40% 하락, 회복 방안 찾아야

우리나라 수출 유제품 중 절반을 차지하는 조제분유가 새로운 수출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나라 수출 유제품 중 절반을 차지하는 조제분유가 새로운 수출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022년 기준으로 조제분유 수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던 중국시장이 2021년 관련법 개정으로 수출이 크게 줄면서 국내 유가공업체들은 새로운 판로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몽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새로운 시장에서 조제분유 수출이 늘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리나라 조제분유 수출시장의 신(新)시장과 올해 중국 수출 판도 등을 살펴본다.

 

# 중국시장 조제분유 수출 감소 

2022년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조제분유는 약 1억568만 달러(한화 약 1411억 원)로 이 중 중국이 69.8%, 베트남이 16.5%, 캄보디아가 8.5%를 나타내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이 2021년 ‘영유아 조제분유 기준·규격’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우리나라 유가공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현지 실사를 거쳐 변경된 배합비를 등록해야만 조제분유 수출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중국의 갑작스러운 규정 변경으로 우리나라 조제분유의 지난해 중국 수출액은 4540만 달러(한화 약 606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7380만 달러(한화 약 985억 원) 대비 약 40% 하락했다.

조제분유 수출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시장 수출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조제분유 수출액은 크게 떨어져 지난해 약 7400만 달러(한화 약 988억 원)로 전년 대비 30% 줄어들었다.

조제분유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중국의 수출시장이 가로막히면서 국내 유가공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는 작업에 몰두해야만 했다. 

 

# 베트남 시장…5년간 연평균 19.9% 증가

베트남은 우리나라 조제분유 수출국가 중 2위로 중국 다음의 수출액 비중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조제분유의 베트남 수출액은 한화 약 241억 원으로 이는 지난해 기준 최근 5년간 연평균 19.9% 증가한 규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 자료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자국내 소비자의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분유 등이 포함된 영유아식품 시장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베트남의 분유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6.0% 증가한 한화 약 2조195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aT는 2027년까지 베트남의 분유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한화 약 2조429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의 조제분유 수입액은 지난해 기준 5년간 꾸준히 성장했고 2022년 기준 한화 약 43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국내 조제분유는 한화 약 234억 원이 수출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베트남 전체 조제분유 수입액의 5.3%를 차지한다.

베트남의 조제분유 소비자는 주로 식료품 전문점에서 구매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상이하게 온라인 유통채널의 구매량은 전체의 1.7%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또한 베트남은 현재 아세안 10개 국가 중 가장 급속도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로 여성의 사회진출 역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의 시간·장소에 대한 제약이 늘어나 모유 수유 대신 분유를 급여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aT는 이에 따라 베트남 분유 소비량을 2027년까지 연평균 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급격한 성장률을 보이는 베트남 시장을 눈독들이는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여러 나라들이 조제분유 수출에 힘쓰고 있다”며 “다국적 기업과 일본 기업 등 여러 국가들이 조제분유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우리나라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 좁아져 가는 중국 수출,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중국의 2022년 영유아식품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0.3% 증가한 2001억3630만 위안(한화 약 36조5468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에 따른 생활 수준 향상과 소득증가로 영유아식품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분유 시장은 영유아식품 시장의 85.8%에 달하는 1716억6280만 위안(한화 약 31조3473억 원)이다.

aT는 중국의 저출산이 심화됨에 따라 전체적인 분유 소비량은 감소할 것으로 분석, 2027년 영유아식품 시장규모는 1756억4190만 위안(한화 약 32조739억 원)으로 내다봤으며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점점 줄어드는 중국의 분유 소비시장 상황과 더불어 강화된 규정으로 인해 지난해 2월부터 국내 유가공업체들은 변경된 배합비를 중국 정부에 등록해야만 국내 조제분유의 중국 수출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국내 유가공업체들은 등록절차 중 하나인 중국 정부의 현지실사가 그동안 코로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제분유 수출에 고충을 겪었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월 유가공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중국 측에 국내 조제분유 식품안전관리체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고 한국 식약처가 현장실사를 대행할 수 있도록 중국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한국 식약처의 현지실사 대행 요청을 수용하며 지난 1월 기준으로 국내 2개 유가공업체의 5개 브랜드 등록이 완료됐으며 중국으로의 조제분유 수출 또한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폐쇄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유가공업체들은 올해부터 중국 조제분유 수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매일유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규제 강화, 비관세 장벽 등으로 코로나19 이후 절반 이상 줄어든 조제분유의 수출을 회복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식약처의 노력으로 중국 수출 절차가 해결된 만큼 중국시장의 조제분유 수출 회복을 중점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제분유 수출, 신(新)시장 발굴

지난해 조제분유 수출액은 전년보다 30% 하락하며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지만 유업체들은 진흙 속의 진주 같은 새로운 수출 국가를 모색하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국산 조제분유의 캄보디아 수출액은 1200만 달러(한화 약 160억 원)로 전년 900만 달러(한화 약 120억 원)대비 33%의 성장률을 보였다. 수출액으로만 따지면 전년과 동일하게 중국과 베트남에 이어 3위 수출 국가지만 전체 조제분유 수출액 중 차지하는 비율은 약 17%로 전년 8.5%와 비교할 때 크게 성장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류 열풍이 동남아시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캄보디아는 특히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나라로 아이들이 먹는 조제분유에 대한 구매율이 성장한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또 다른 나라는 몽골이다.

몽골은 지난해 16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수출액 2만5000달러 대비 520%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몽골의 성장률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유가공협회의 한 관계자는 “몽골의 성장 역시 한류의 영향으로 분석된다”며 “몽골은 동남아시아 시장보다 더욱 뜨겁게 한국에 열광 중”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또한 지난해 약 7만4000달러(한화 약 9900만 원)의 수출액으로 전년 대비 95%의 성장률을 보이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남양유업의 한 관계자는 “올해 남양유업의 조제분유 수출 전략은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중국이라는 중요 시장과 더불어 최근 큰 가능성을 보여 준 동남아시아 시장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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