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한국농업기술진흥원 ICT신뢰성평가팀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최근 식당이나 호텔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서비스로봇은 산업용에 한정되어 있던 로봇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한 것으로 농업에서는 운반로봇과 비견할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자동주행기능을 탑재, 농업인을 대신해 농산물 수확적기를 판단하고 수확 후 적재하고 이동시켜 주는 적재・운반로봇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힘든 작업에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농업인이 수확한 농산물을 선별기에 투입하기 위해 로봇 팔을 이용한 디팔렛타이저라는 기계와 포장 농산물 박스를 적재하는 팔렛타이저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고강도 단순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로봇은 산업용 로봇을 개조해 활용한다. 물론 산업용 로봇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안전매트나 팬스 설치 기준을 산업안전보건기준으로 운영하고 있어 농업용으로 활용 시 설치식으로는 적용이 가능하지만 이동식에 적용할 수 없다. 
 

최근 경남지역의 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박스적제 로봇을 수리하던 업체 직원을 박스로 인식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도 있어 로봇을 농업분야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검정제도가 필요하다. 특히 농업분야에서 로봇 기술의 안전성과 성능의 확인을 위한 검정제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
 

첫째로 앞서 언급했듯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 농업용 로봇은 작업환경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사용자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로봇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방법을 마련하고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는 농업용 로봇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어야 한다. 로봇이 수행하는 작업에 대한 성능시험방법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농업용 로봇의 목적에 따라서는 작물 수확, 씨앗 심기, 운반시간, 최대 작동시간 등 다양한 작업들과 로봇 자체에 대한 성능을 평가해야 한다.
 

셋째로는 농업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농업용 로봇이 연계돼 동작할 수 있도록 표준 프로토콜과 통신 규격을 정의, 다양한 로봇과 농업 장비 간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농업용 로봇의 부품에 대한 신뢰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엔진오일은 5000~7000km 주행 후 교체하도록 권장한다. 농업용 로봇에 사용되는 모터, 센서 등의 내구수명을 제시할 수 있는 시험방법도 필요하다. 물론 내구성 시험방법이 있지만 사용 환경이 다른 농업환경에서 버틸 수 있도록 별도의 기준의 마련이 필요하다.
 

농업용 로봇 검정 시,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고 농업 분야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산업계·연구기관 등 각 부문 간의 협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표준화와 검정제도의 마련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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