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한반도의 70%는 산지라고 알려질 만큼 한국인에게 산은 생활에서 떼어놓을 수가 없다. 항상 산이 근처에 있어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 전북 김제 단 한 곳뿐인 나라가 우리나라다.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산을 가치 있게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직결된다.

산지·임야의 대다수는 민간소유주가 있는 사유림이다. 산림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2022년 전국산주현황 주요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야의 65.3%가 사유림이다. 우리 주변에 보이는 산의 10개 중 6개 이상은 주인이 있는 산이라는 점이다.

다만 우리나라 사유림은 소유구조가 복잡하고 영세해 집체적이거나 대면적 산림경영을 하기에는 까다로운 구조를 갖추고 있다. 임야소유자 수는 2022년 기준 2198000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중 0.5ha 미만의 임야를 소유한 산주가 55.8%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100ha 이상의 대면적 산림경영을 통해 경제성 있는 임업을 하기란 어렵다. 특히 임업의 본령이라 할 수 있는 목재생산과 이를 위한 벌목업은 험한 지형에서 작업을 해 생산비가 높은데다 나무가 자라 쓸만한 목재가 되기까지 30~50년은 걸리기 때문에 소면적에서는 도저히 경제적 이익을 거두기 어렵다.

선도 산림경영단지는 우리나라 사유림 소유구조의 영세성을 타파하기 위해 산주는 물론 지역주민, 산림조합, 지자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모여 집체적인 대면적 산림경영을 하기 위해 나온 정책이다. 공모사업을 통해 현재 전국에 국유림 5개소를 포함한 29개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선도 산림경영단지 사업은 장기적으로 50년에 걸쳐 이뤄지지만 산림청의 예산지원은 10년차까지만 이뤄진다. 이미 강원 홍천, 전북 진안, 전남 보성 지역의 단지는 사업 10년차가 넘었으며 2차공모지였던 강원 삼척, 충남 홍성, 전남 순천, 울산 울주, 경남 거창 지역은 10년차를 맞이했다.

이들 지역에선 모두 임도가 확충되고 숲가꾸기와 수종갱신이 이뤄지는 등 인프라 구축이 크게 진일보했으며 이에 산림경영에 무관심했던 산주들의 경영참여도도 높아지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 관건은 이를 바탕으로 10년을 넘어 50, 100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산림경영의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지원이 종료되거나 종료가 임박한 선도 산림경영단지에 대해 산림청, 지자체, 산림조합 등이 모여 지속적으로 단지 관리와 성과를 보존·확대하기 위해 협의하는 자리를 지속하고 있다.

임업은 백년지대계다. 나무가 자라는 시간을 생각하면 10년은 짧은 시간이다. 산림청, 지자체, 산림조합, 산주 등 관계자들이 모두 오랜 시간 동안 지속가능한 산림경영과 목재자급률 제고라는 목표를 잃지 않고 우리나라 사유림 경영의 한 본보기를 보여주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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