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협상에서 쌀 수입개방폭이 더 커지면 국내 쌀산업은 어떻게 될까?
관세화든, 관세화 유예든 외국에서 수입되는 쌀은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 확실한 가운데 쌀 협상결과에 따른 이해득실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관세상당치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조정할 경우 가격경쟁력에서 한번 해볼 수 있다느니, 의무수입물량(MMA)을 늘려 주더라도 관세화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느니, 심지어는 WTO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각각의 주장은 외국쌀이 봇물처럼 국내로 들어올 경우 국내 쌀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로 볼 수 있는 것으로 국내 쌀 산업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벼 재배면적은 1988년 135만8000ha를 최고로 1991년까지는 120만8ha를 유지해 왔으나 1992~1994년 110만ha로 감소한 후 2002년 현재 105만3000ha까지 줄어드는 등 지난 15년사이 78%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도로, 공공용지 등 타용도로 전환되는 논 면적이 매년 8000~9000ha에 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갈 경우 2010년에는 103만ha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행히 단보당 500kg이상 수확할 수 있는 다수확 품종이 개발돼 쌀의 자급도는 2000년 102.9%, 2001년 104.5%, 2002년 107%로 최근 3년 평균 104.8%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열려져 있는 국내의 식량 곳간이 내년 쌀 협상결과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더 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 쌀 협상결과에 따라 의무수입량을 늘려주던지, 아니면 관세화로 전환해 국내 쌀 시장을 활짝 열어제낄 경우 이같은 쌀 자급률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쌀 수입개방에서 우리 쌀 산업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국제쌀값이다.
지난 연말과 같이 국제 쌀값이 톤당 400달러를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국내 쌀 산업의 연착륙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쌀 생산량이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국제 쌀값이 톤당 평균 250~300달러 수준에서 유지됐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볼때 지난해의 경우를 기준치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내 쌀 산업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중국산 쌀의 경우 현재의 관세로 수입되더라도 조작비, 수송비 등을 다 포함해도 16만원선을 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국내 쌀값에 비해 5분의 1~8분의 1 가량 저렴한 외국산 쌀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느냐가 국내 쌀 산업이 안고있는 고민이다.

여기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쌀 농가의 고령화와 과중한 생산비, 호당 평균 재배면적의 소규모화 등도 국내 쌀 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토지용역비가 생산비의 50%를 육박하고 있어 자재비, 인건비 등을 포함할 경우 쌀 생산비는 80kg기준 8만2000원에 달하고 있는 현실이다.
1980년대 132.4kg하던 1인당 쌀소비량이 1998년 99.2kg, 1999년 96.9kg, 2000년 93.6kg, 2001년 88.9kg, 2002년 87kg으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는 82kg으로 추정되고 있어 국내 쌀값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세한 호당 경지면적도 문제다. 호당 경지면적이 1980년 논벼 0.61ha, 밭벼 0.41ha 등 1.02ha에서 2002년에는 논벼 0.89ha, 밭벼 0.57ha 등 1.45ha로 43%나 늘어났지만 아직도 절대적으로 영세한 경작면적이 경쟁력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정부는 쌀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2010년까지 6ha이상의 전업농 7만호를 육성해 50ha의 벼 재배면적을 경작케 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010년 벼 재배면적을 85만ha로 추정하고 여기에 MMA물량을 고려할 경우 주곡인 쌀 자급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기계화율은 95%를 넘어섰으나 쌀 재배농가중 60세이상이 전체 농가중 43.7%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후계농업인은 10.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같은 고령화는 2010년이 되면 68%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젊은 농업인 육성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이 쌀 산업을 둘러싼 국내외적인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고품질 쌀을 생산해 국제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사례도 있어 한가닥 희망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5%대를 유지해야 하는 등 어느 정도의 호황이 전제가 되긴 하지만 타이완의 경우 우리나라의 현 관세보다도 훨씬 높은 565%로 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호주 등의 고품질 쌀이 대량 수입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국내의 경우도 이천쌀, 오대미 등이 국내 평균 쌀값에 비해 20~30% 높은 18~23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것 또한 국내 쌀 산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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