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것이다.
이중 식량은 인간의 생존에 있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 자원이다.
그런 이유로 모든 국가에서 식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중점과제로 다루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8억명 이상이 기아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WTO/DDA(세계무역기구/도하개발아젠다), 쌀 재협상, 자유무역협정(FTA) 등 잇단 개방의 파고 속에서 우리 농업이 적정수준의 식량안보를 지켜낼 생존력이 있는가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식량안보(Food Security)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안보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활동적이고 건강한 삶을 위해 충분한 식량에 접근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충분한 수량과 만족할만한 품질의 식량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장소에서 입수 가능하고 소비할 수 있으며, 이같은 상태를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음을 말한다.

이미 1996년 전 세계 186개국이 참여한 세계식량정상회의(WFS)는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2015년까지 영양부족에 처한 인구수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정하기도 했다.
UN 일반이사회도 2001년 식량에 대한 권리가 기본적인 인권에 속한다고 선었했으며, 이를 기초로 식량 주권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식량안보의 원칙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왜 필요한가
식량의 안정적 공급이 필요한데는 세계곡물시장이 불안정하다는데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만성적인 식량수입국이다. 330만여명이 쌀농사에 의존하고 있어 심각성은 더하다.
실제로 세계곡물시장을 살펴보면 190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거의 10년 주기로 밀과 옥수수의 국제가격이 폭락과 폭등을 거듭했고, 1970년대부터 1990년대에 다시 가격폭등·폭락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세계곡물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는 곡물메이저들에 의해 1974년에는 대두의 시장가격이 전년보다 4.6배가 상승했으며, 1980년에는 쌀가격이 전년보다 2.9배나 상승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1980년 냉해로 인해 국내 쌀 생산량이 격감해 소비량의 40%에 달하는 225만톤의 쌀을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입했으며, 1993~95년에는 냉해 등 흉작으로 생산량과 재고가 급격히 감소해 1996년 재고가 169만석으로 떨어진 위기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처럼 곡물시장이 불안정한데는 곡물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곡물수출국과 곡물메이저들이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FAO에 따르면 밀의 경우 미국·캐나다·호주·아르헨티나가 전체수출량의 70% 이상을, 옥수수는 미국과 아르헨티나가 70% 이상을 점하고 있다. 여기에 카길, 아처 다니엘스 미드랜드, 루이드레퓌시, 분게, 앙드레 등 다국적 기업 형태를 띤 곡물메이저가 세계 곡물교역량의 절반 이상을 취급하면서 독점하고 있다.

농업관계자들은 “쌀은 공산품이나 일반 농산물과 달리 안보측면에서 인식해야 하며 충분한 재배면적의 확보, 안정적인 쌀 생산 기반시설 확충, 비축을 위한 보관·관리시설 투자, 고품질화 등 신중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량안보 어느 수준인가
우리나라 식량작물 재배면적은 1970년 269만9000ha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내림세를 보이며 2002년에는 130만ha로 감소했다.
이와관련 식량작물생산량은 1975년 765만4000톤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02년에는 태풍피해로 인해 559만6000톤까지 감소했다.

다만 곡물 재고율은 1996년 이후 개선되면서 쌀의 경우 2002년 144만7000톤으로 FAO 권장수준인 17~18%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식량자급률은 1975년 73%에서 2002년 30.4%로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자급 수준이 높은 쌀의 소비는 감소한 반면 축산물과 유지류의 소비는 증가해 결국 이들 품목의 생산에 필요한 사료곡물 및 유지작물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식량작물 수입은 1990년 1002만톤에서 2002년 1458만톤으로 증가했다.
특히 우리가 소비하는 중·단립종쌀(자포니카 타입)은 세계 쌀 생산량 중 10%에 불과해 자체적으로 식량자급을 달성치 못할 경우 수급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식량부족 사태가 도래해 수입을 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수입을 할 수 없는 게 중·단립종쌀이다.

#식량안보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
식량안보는 우리나라 농업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다.
농업전문가들은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식량의 안정생산을 위한 기반기술의 지속적인 개발, 국가의 식량자급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 설정 및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성명환 한국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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