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협상이 2라운드에 돌입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 가장 위협적인 상대국인 중국과 벌인 쌀협상 2차 회의에서 관세화 유예 연장기간과 TRQ(관세할당제) 증량수준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나라와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공개되진 않지만 관세화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상당수준의 댓가(?)를 요구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조율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분명한건 우리의 바램대로 관세화유예를 관철시키던,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관세화로 가던 우리 쌀 곳간을 지금보다 더 열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미 잇속 밝은 일부 수입상들은 중국쪽에 선을 대고 협상 이후 곧바로 국내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도 적지 않게 나돌고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체나 요식업체 입장에선 국내산을 고집할 이유가 그리 많지 않다.
수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비정상적으로 국내에 유통되는 상품이라도 `최고급''이라면 물불을 안가린다.
실제로 미군부대에서 식용으로 소비되는 미국산 `칼로스 쌀''이 압구정동 아줌마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도 있었다.
시장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이왕이면 국내산을, 이왕이면 우리 지역쌀을''이라는 감정에 이끌리지 않는다.
1000여개에 달하는 쌀브랜드 중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브랜드가 과연 몇개나 존재하는지 반문해 보자.
소비자들이 세계 어떤 쌀보다 믿고 찾을 수 있는 브랜드쌀은 존재하는가, 중국산 저가미와 경쟁할 수 있는 쌀은 얼마나 되는가.
시장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현실감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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