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다루는 인터브랜드사와 비즈니스 위크지가 발표한 “2003년 세계 100대 브랜드 조사 평가”에 따르면 1위인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705억 달러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사가 650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의 기업들은 기업의 자산을 유형과 무형 그리고 브랜드로 3분해 평가하고 있는 데 각각 36%, 26%, 38%로 브랜드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력한 브랜드는 높은 시장 점유율과 기대수입을 예상케 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영에 기치를 내 건 국내외 모든 기업들이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2004년 초 농림부는 축산물 브랜드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우수 브랜드 인증제도를 도입해 차별적인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축협 경제사업 활성화 자금 지원을 브랜드사업으로 대체할 뜻을 표하고 축산물 브랜드사업을 ??축산정책의 축??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농림부가 축산물 브랜드화에 정책의 방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기업들의 그것과 차이는 있지만 그 기업들이 지향하는 바를 축산물 생산에 도입하겠다는 취지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브랜드 중심의 축산정책은 이전까지 생산자위주의 정책이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는 발상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축산업계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순차적인 흐름을 소비자의 기호에서 시작하는 역순(逆順)의 발상으로 전개함으로써 1차산업의 축산업을 2·3차산업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정당한 대우를 원한다

기존에는 각종 악성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축산업계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고통분담의 차원이라는 명분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국내산 축산물을 소비해 달라는 호소만으로도 축산물의 가격이 지지되었다.

우리 것이 우리 몸에 좋다거나 향수를 자극하는 등의 호소는 소비자들의 감정을 움직여 외국산 축산물을 구입하면 마치 비애국자인냥 매도되는 분위기를 자아내 수급조절 기능에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호의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양축가들은 이전의 생산방식에 변화를 꾀하지 않고 오히려 호의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우리가 믿을 수 없는 국내산 축산물을 소비해야 하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양축가들을 도와주어야 하는가”라는 소비자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소비기피 현상이 두드려졌다.

2003년 하반기 미국에서의 광우병 발생과 조류인플루엔자 그리고 돼지콜레라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소비가 급격하게 냉각돼 1차적으로 외식산업이 타격을 받았고 그 후폭풍으로 양축가들은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강광파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상임이사는 그 당시 분위기를 “소비자들은 기존의 브랜드 축산물에 속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요약했다.

품질 고급화를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겪지도 않고 소비자들의 정에 호소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라는 것이다. 믿고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구입한 축산물의 품질이 저가의 축산물과 차별성이 없다면 누가 더 이상 구입하려고 하겠느냐는 것이다.

▲축산물 브랜드는 반드시 성공돼야 한다

최근 환경 오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부가 대폭 강화하고 있는 환경정책이 축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양축가들은 일련의 친환경 축산정책이 양축가들을 모두 죽이는 짓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축산업 등록제, 각 작업장의 HACCP제, 품질인증제, 생산이력추적시스템 등 일련의 축산정책들은 모두 “안전과 위생”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구매조건을 충족시키는 것들이다.

DDA협상이나 FTA 등과 같은 국제 교역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축산물을 둘러싼 환경도 지역을 넘어선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했다. 더 이상 국내산이라는 사실만으로 소비를 호소할 수 없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안전과 위생을 기준으로 한 축산물 브랜드화는 시급한 과제이다. 실추된 신뢰를 다시금 쌓아 이탈된 소비자들을 유인하려면 그에 합당한 조건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산업이 “소비자가 왕”이라며 소비자 유치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데 유독 농축산업에서만 말에 그쳤을 뿐 생산자가 왕이었다. 자기 방식으로 무조건 축산물을 생산하고 과잉이 되면 타 지역의 질병이나 자연재해를 바라는 이기주의가 팽배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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