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축산정책의 핵심은 브랜드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부가 기존의 농가들 중심으로 각종 정책을 수립했다면 이제는 브랜드경영체를 통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정부가 브랜드정책을 축산정책의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면에는 그동안 생산 중심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유통까지 병행하는 소비자 지향중심의 정책을 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발맞춰 생산자들은 자신들을 조직화해 각종 브랜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백화점 할인점들도 자사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최종 관문이 바로 자신들이라 판단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고품질의 축산물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들 업체들은 축산물 브랜드가 전무후무하던 시절부터 자체적인 브랜드 개발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15년전부터 전남 강진지역의 작목반을 구성해 강진맥우 판매를 시작했다. 물론 당시에는 내외부적으로 시기상조라는 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갤러리아백화점을 대표하는 축산물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신세계 이마트도 돼지 브랜드만 해도 자체 PB브랜드를 포함한 13개의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나 까르푸, 월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축산물 구매성향은 한우의 경우 대형 농장들과 연결돼 있는 육가공업체와의 계약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또는 농가와 직접적인 거래를 할 경우에는 모델농장을 구축해 계약사육 형태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균일한 품질의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육과 계육의 경우에는 이미 계열화가 이뤄진 브랜드 경영체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 경우도 개별 농가와의 거래보다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형 유통업체들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브랜드와는 별도로 자체의 PB(Private Brand)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브랜드들은 유통업체들이 브랜드의 기획에서부터 생산, 판촉, 재고처리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기 때문에 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어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브랜드의 장점은 무엇보다 일반 NB(National Brand) 축산물보다 마진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대형 유통업체들의 PB의 비율을 높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렇듯 기존의 구매선이나 자체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을 상대로 거래를 원하는 브랜드 경영체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판로가 확보되지 않는 브랜드는 결국 시장에서 빛을 보기도 전에 사라질 운명을 맞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도 전에 자신의 브랜드가 사장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경영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브랜드경영체들이 대형 유통업체들과의 거래를 그토록 원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들 유통업체들이 원하는 브랜드 축산물의 요건은 무엇일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유통업체 바이어들은 아직까지 브랜드 경영체들이 소비자들의 구매성향과 유통업체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24일 개최된 유통업체바이어 초청 간담회에서도 바이어들은 “브랜드경영체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만족도 측면에서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장호 삼성플라자 대리는 “유통업체가 생각하는 콘센트의 구멍은 3개인데 반해 생산자가 갖고 있는 플러그가 2개 짜리라면 어떻게 계약이 이뤄지겠느냐”며 유통업체와 생산자간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생산자들도 브랜드를 개발하기 전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축산물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시장에서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건강과 식품의 안전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이른바 `웰빙'' 제품들이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유통 업체들은 웰빙과 결합된 축산물들을 집중 홍보해 경기침체로 꽁꽁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여념이 없다.
이처럼 유통업체들 입장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매장의 수익과 직결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브랜드 경영체들이 과거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생산에만 전념했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유통업체의 마인드로 재무장해야 할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기피하는 브랜드는 결국 소비자들이 기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