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걸러 한집꼴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 시대.

농촌고령화 문제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며, 길어진 노년기 삶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기 위한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농촌노인들이 아침에 일어나 건강식으로 식사를 하고 오전에는 자신의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거나 전통공예품을 제작한 후 오후에는 마을 회관에서 탁구나 산보, 게이트볼을 즐기며 농촌 체험에 나선 도시민들에게 자원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는 마을''

이런 마을이 실제로 존재하게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농촌자원과 노인의 능력을 활용해 농촌을 `장수''라는 새로운 문화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올해부터 `농촌건강장수마을''을 육성한다고 해 주목을 받고 있다.

농촌건강장수마을의 의미와 필요성, 추진계획 등을 살펴본다.

# 농촌건강장수마을이란

농촌건강장수마을은 농촌 노인들이 지닌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농촌현장에서 오래 활동하는 건강한 노인''이란 가치를 창조함으로서 노인들의 소득을 높이고 건강한 사회활동을 하는 장수문화를 조성하는 마을을 말한다.

결국 농촌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이를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개발, 농촌 공동화와 도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게 농촌건강장수마을 육성의 목표라 할 수 있다.

# 왜 필요한가

우리나라는 2003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비가 8.1%로 일반적인 고령화 사회 기준이 7%를 훌쩍 넘어서 본격적인 고령화사회로 들어섰다. 오는 2019년에는 노인인구비가 14.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급격한 인구고령화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특히 농촌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2003년 기준 농촌의 노인인구비는 15.0%으로 도시 6.3%에 비해 두배 이상 높으며, 전국 65세 이상 노인 340만명 중 40%가 농촌에 살고 있다.

또 농업경영주 가운데 65세 이상 비율은 41%로 1990년 18.3%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고 평균연령도 1990년 53.4세에서 2000년에는 58.7세로 높아졌다.

이미 농촌은 한집 건너 한집꼴로 고령 농업인이 농사를 짓고 있는 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인 것이다.

이처럼 급격한 농촌 고령화는 농촌지역사회의 생산성 감소와 부양부담 증가로 이어져 농촌사회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농촌에서 노인이 건강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구체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어떻게 추진되나

농촌진흥청은 올해안으로 88개 마을을 선정해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지자체로부터 114곳에 대한 사업신청을 받아 심사 중이며, 2~3개 자연마을단위로 기반조성이 돼 있는 마늘을 중심으로 운영해 2008년까지 400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는 우선 국비 22억원, 지자체 22억원 등 총 4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들 88개 시범마을별로 5000만원씩을 지급키로 했다.

이와함께 `건강''과 `의욕''을 모토로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마을의 전설, 일거리, 자랑거리를 엮어 브랜드화하고 지역농산물과 가공품의 생산판매와 도·농교류를 통해 소득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농촌의 무형문화 전수나 어린이 체험활동 등을 통해 지역문화 전수의 장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또 노인의 삶의 의욕 증진을 위해 농업·농촌 홍보, 농촌관광안내 프로그램 운영지도자로 육성하거나 귀농자에 대한 영농기술 지도, 교양 강좌, 솜씨전수교육·연찬회·경진대회 등을 통한 후계인력 양성 등도 추진키로 했다.

특히 농촌 장수마을이 활성화된 일본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장수마을의 라이프스타일을 개발하는 한편 시·군농업기술센터, 도농업기술원, 농진청이 산·학·연 관련 전문가와 자문위원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지도·관리·평가해 나가기로 했다.

손정수 농촌진흥청장은 “농촌건강장수마을을 중심으로 도·농 교류를 통해 지역농산물 및 가공품 생산 판매, 지역문화 전승활동, 농촌체험활동을 추진, 농촌을 건강·장수생활이 지속되는 생활공간으로 만들어 우리 농촌의 미래를 밝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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