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쌀협상에서 추가로 10년간 연장키로 한 관세화 유예가 종료되는 2014년 우리 쌀산업은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언급하면 국내 쌀 가격을 80kg당 12만 7000원 아래로 떨어뜨리지 않으면 중국산 쌀이 수입돼 국내시장에서 활개를 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2014년 중국산 쌀의 수입가격이 80kg당 12만7000~12만8000원 정도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 쌀 가격을 그 아래로 떨어뜨리지 않으면 중국산 쌀이 수입된다는 전망이다. 국내 쌀 가격을 80kg당 12만7000원 아래로 낮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10년간 매년 2% 이상 쌀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8일 `농업전망 2005''를 통해 밝힌 이같은 전망은 현재 진행중인 DDA(도하개발아젠다)협상이 타결돼 2008년부터 실제 이행에 들어가고, 유예기간 사이에 쌀의 관세가 25% 감축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여기에다 국내 쌀 재고는 2004년말 101만5000톤에서 올해 말 14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별한 재고처리대책이 없는 한 2008년 말 200만톤까지 늘어나 정부의 재고관리 능력이 한계에 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해 수출국들과의 쌀협상에서 관세화 유예를 10년간 추가로 연장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지속되는 한 국내 쌀산업의 앞날이 결코 밝지 않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으로 도래될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쌀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 풀어야할 과제는 명확해진다. 앞으로 남은 10년간 생산비를 절감하고, 수입 쌀을 압도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품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의 쌀산업정책이 올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쌀 생산비 저하보다 쌀의 고품질화와 쌀 재배농가의 소득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쌀산업정책이 앞으로 10년후 국내 쌀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품질고급화만으로는 국내 쌀시장을 지키는데 한계가 있다. 생산비 절감이 뒤따르지 않는 쌀의 품질고급화로는 국내 쌀시장을 지켜낼 수 없다. 그러나 쌀 생산비를 낮추는 대책은 사실상 유야무야한 게 현주소라고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농림부는 품질고급화와 함께 쌀의 생산비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보완한 쌀산업대책을 마련해 강력하게 시행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쌀재고관리에도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대로라면 2008년 정부의 재고관리 능력이 한계에 달하게 되며, 그같은 상황이 현실화되면 쌀산업은 심각한 위기국면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대외적인 요인이 아니라 대내적인 요인에 의해 국내 쌀산업이 위기상황으로 빠져드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정부와 농업계는 쌀산업 만큼은 기필코 지켜낸다는 의지를 다지고 남은 10년간 쌀산업의 구조조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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