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식품업체들은 건강지향과 안심·안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일본 도쿄 마쿠하리 메세에서 `음식(食)의 즐거운 새 발견’을 주제로 열린 세계적인 식품 박람회인 푸덱스재팬(FOODEX JAPAN 2005)에 참가한 세계 유수의 식품업체들이 생산이력제와 유기농식품 등을 전시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선 핵심 마케팅 키워드가 바로 이것이다.

이같은 트렌드는 지난해부터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하더니 올해들어 그 바람의 세기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를 강타한 웰빙 바람속에 국내 농식품산업계도 건강지향적인 식품, 안전한 식품, 안심할 수 있는 식품을 찾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생산이력제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우수농산물 인증제도인 GAP를 시행하는 농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농업은 국내 농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러나 국내 농축수산업과 식품산업은 아직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른 건강지향·안심·안전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는데 역부족인듯한 감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유기농부문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외국의 유기농축산물이 수입돼 버젓이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 농축산업은 콩 등 극소수 품목을 제외하고 나면 유기농이라는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이다.

축산식품의 경우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제도의 도입, 시행을 통해 안전성을 크게 강화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와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없지 않은 실정이다. 축산업은 아직 항생제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고, 지속적인 가축질병의 발생은 축산물의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는 게 바로 그 증거이다.

국내 식품산업은 개방화·국제화시대를 맞아 세계적인 식품 트렌드인 건강지향·안전·안심으로 무장해야 한다. 여기에서 낙오된다면 국내 농축수산업과 식품산업은 설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국내 농축수산업과 식품산업이 세계적인 식품 트렌드에 발을 맞춰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식품산업의 뿌리인 농축수산업의 변신이 선행돼야 한다. 식품산업계가 제아무리 세계적인 트렌드를 뒤쫓으려 해도 원료 공급을 담당하는 농축수산업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국내 식품산업은 독자적인 생존의 길을 걷기가 불가능하며, 결국은 원료조달을 위해 해외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농축수산업은 안전한 농축수산물 생산기반의 저변확대를 통해 식품산업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식품산업도 국내 농축수산업이 없이는 존립 자체가 어렵다는 신념으로 무장하고, 때로는 농축수산업을 선도하며, 때로는 상호협력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국내 농축수산업에 뿌리를 굳건히 내리고 세계적인 흐름과 같이 하면 발전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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