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산 쌀에 대한 평가가 절하되고 있다. 수확후 관리기술인 완전미 비율을 근거로 해 국산 쌀이 외국의 쌀보다 밥맛에서 뒤진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진단과 언론의 보도이다. 이에 따라 국산 쌀은 수입 쌀 보다 품질에서 뒤진다는 시각이 소비자들 사이에 은연중에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쌀 협상 결과 올해부터 저율관세로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외국산 쌀의 일정 비율을 소비자들에게 시판하기로 된 마당에 이같은 정보가 전달되고 있으니 국내 쌀 산업으로서는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수입 쌀이 국산 쌀보다 품질과 밥맛 면에서 우수하다는 게 사실이라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전달되는 정보 가운데 사실을 왜곡시킨 정보가 많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농진청 작물과학원에 따르면 고시히까리 등 일본 품종은 대부분 조생 품종으로 우리나라 고품질 품종인 `일품'', `화성'' 등과 밥맛에서 차이가 없다고 한다. 특히 고시히까리의 경우 외관과 도정수율을 제외하면 재배 및 품질 특성에 있어 국산 쌀보다 열악하다고 한다. 밥맛에 있어서도 일본 쌀이 우리나라 쌀보다 뒤진다는 게 그동안의 조사결과이다. 1995년 한국과 일본 쌀도매업자 36명이 참여한 고품질 육성품종의 밧맛 비교에서도 일품벼가 히도메보레, 고시히까리, 아끼다코마치 등 일본 품종에 비해 밥맛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으며, 2003년 영남농업연구소가 실시한 식미 관능검정 결과에서도 고시히까리에 비해 주남벼가 밥맛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실은 올해 343개 RPC(미곡종합처리장)의 벼 품종 계약재배 조사결과 99.7%가 `남평벼’, `일품벼’, `주남벼’, `동진1호’, `일미벼’, `새추청벼’ 등 18개 고품질 품종을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쌀 시장 개방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서 국내산 쌀에 대한 냉엄한 평가는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사실이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국내 쌀 산업이 시장개방 확대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소비자들로부터 국산 쌀이 밥맛 등에서 외국산 쌀보다 우수하다는 신뢰를 얻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을 생산자단체, 소비자단체, 정부기관 등이 합동으로 국산 쌀과 수입 쌀에 대해 공동으로 밥맛 테스트 등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생산자와 소비자 가감없이 모든 사실을 알릴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기관이 밥맛 테스트를 할때와 소비자단체가 할때 그 결과가 서로 상반되게 나온다면 그 결과는 어느 쪽이 됐든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벼 관련 연기기관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개방파고가 몰아쳐도 이겨낼 수 있는 고품질 벼를 육종하고 재배기술을 개방하는 데 나서야 할 것이라는 점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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