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비롯한 모든 농산물이 `소비자가 선택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 시민모임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포장쌀의 90% 이상이 검증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특품으로 표시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 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일본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품질검정 시스템을 구축,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국 쌀을 지켜나가고 있다.

# 브랜드 쌀의 기본은 인증마크

일본은 쌀 하나에도 수천개의 브랜드가 있다.
수 많은 브랜드의 홍수속에서도 일본이 꿋꿋히 자국 쌀을 지켜내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철저한 품질관리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신뢰하는 품질조사체계를 구축, 철저한 품질검정을 통해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쌀에 대한 신뢰를 끌어내고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 유통되는 거의 모든 쌀에는 생산이력 인증마크가 부착돼 있다.
“인증마크가 부착되지 않은 쌀은 아예 구매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대변하고 있는 것.

여기에 이달부터는 인증마크 옆에 바코드를 부착해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로 상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매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 민간 자율의 품질검정기구-(재)일본곡물검정협회

이같이 일본에서 쌀에 대한 품질을 검정해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대표적인 기관이 일본곡물검정협회이다.

일본곡물검정협회는 1952년에 설립돼 반세기가 넘게 쌀을 비롯한 곡물의 품질검정과 인증업무를 해 오고 있는 순수 민간 품질검정기구이다.
현재 본부를 비롯 5개 지부와 1개 지소, 1개 중앙연구소를 두고 617명의 인원이 일본에서 유통되는 곡물의 80% 가량을 검정하고 있다.

일본곡물검정협회의 탄생에는 고품질 쌀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적극적인 의지가 바탕이 됐다.
일본 역시 예전에는 생산자가 출하전 정부에 곡물검사를 의뢰하면 곡물검사관이 이를 검사한 뒤 유통시키는 구조를 택했다. 결국 생산에서 유통까지 장기간이 소요돼 품질에 문제가 발생했으며, 검사에 대한 신뢰성도 떨어졌다.
따라서 별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전문성을 갖춘 민간 검정기관이 필요하게 된 것이 곡물검정협회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야마구찌 일본곡물검정협회 고베업무부장은 “설립 초기에는 도매업자나 도매상 등 유통업자가 자신들이 출자할테니 자금을 떠나 민간차원에서 별도의 전문 검정기구를 설립해 줄 것을 희망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 다양한 검정시스템으로 신뢰 확보

일본곡물검정협회의 업무는 크게 품질·안전성 인증, 농산물검사, 쌀관련업무, 수출입곡물검정업무, 사료·포장증명업무, 식품검사, 쌀 식미시험, 기술지도·연수 및 국제협력 업무 등 8개 분야로 나눠진다.

생산지와 도정공장이 협회에 검정을 의뢰하면 샘플을 채취해 검정에 들어간다.
이때 검정작업은 쌀에 대한 관능검사, 신선도 판정, 품질 감정 등 각종시험과 함께 무기성분·비타민류·질소관련물질 등의 성분검사, 잔류농약·곰팡이 독소·유해물질·미생물검사 등 위생관련물질 검사가 동시에 실시된다.
이와관련 검사에는 자체개발한 시약(BCSM)과 기기를 이용해 쌀의 신선도를 판별하고 있다.
전농에도 품질검정을 시행하고 있으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게 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밥맛을 판정하기 위한 식미 관능검사 이외에 이화학적 검사도 함께 이뤄지다보니 농가로서는 자신의 쌀이 어느부분이 부족한지 알 수 있어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한편 식미 등급은 우선 협회 자체적으로 기준되는 쌀을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특A, A, A'', B, B'' 등 5개 등급으로 나눠 그 결과를 매년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
이같이 모든 검정과정을 마치고 난 쌀에 대해서는 곡물검정협회가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동시에 곡물검정전용서버에 정보를 입력하고 입력과 동시에 도정공장은 쌀 포장재에 정미를 표시하게 되며, 소비자는 PC나 휴대전화를 통해 시장에서 직접 브랜드 쌀의 생산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뷰〉 사이토 일본곡물검정협회 관서고베지부 지부장

“일본 소비자는 인증마크가 없는 쌀은 사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품질관리와 이를 보장하는 인증체계가 필요합니다.”

사이토 일본곡물검정협회 관서고베지부 지부장은 “이제는 소비자가 쌀을 선택해 구매하는 시기”라며 “생산자들도 어떻게 하면 맛있는 쌀을 만들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토 지부장은 “쌀에 대한 정확한 검정은 고품질 쌀을 유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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