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판매 의사가 있는가?

올 하반기 수입쌀 시판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국내 굴지의 대형유통업체가 `눈치작전''에 들어갔다.

수입쌀 시판으로 인한 매출신장보다는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소비지의 부정적 여론 확산과 이에따른 파장이 우려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쌀은 품질이나 지역 선호도가 강한 품목인 만큼 쌀 품질에 따라 전체적인 품질관리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수입쌀 시판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유통은 수입쌀 시판이 본격화되더라도 국내 토종 할인점의 이미지란 부담감때문에 당분간 수입쌀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H유통도 시판용 판매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경쟁업체에서 수입쌀이 시판된다면 적극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L유통 역시 수입쌀을 판매하더라도 먼저 나서지는 않겠다는게 기본 방침이다. 매출보다 여론에 대한 반응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해외 다국적 유통기업들은 수입쌀 시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른 경쟁 유통업체의 판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르면 내년 상반기 대형유통업체의 본격적인 시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국적 유통기업 F할인점 그로서리파트 관계자는 “우리농민을 위해 수입쌀 시판을 안하겠다는 논리는 역으로 생각하면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이라며 “국가적으로 쌀 시장이 개방됐으며 해외쌀을 원하는 소비자가 있는데 이를 할인점에서 막을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H할인점 농산팀 과장은 “실제 점포개장과 가격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할인점간의 소비자확보는 생존경쟁”이라며 “내년이 되면 유통업체 절반 이상이 수입쌀을 취급할 것”이라 전망했다.

■수입쌀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판 쌀의 수입국가에 따라 파장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식당업자나 도매업자 등 대량 구매처에는 저가 중국쌀에 대한 기대심리가 이어져 국내 쌀 매출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생산지에는 수입쌀 시판에 대한 불안심리가 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쌀을 구입하는 일반 소비시장에서는 미국 켈리포니아에서 재배된 칼로스쌀이 국내 고급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칼로스쌀은 고급쌀로 인식돼 미국측에서 직접 수입해 먹는 소비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대형유통업체 쌀 매입 관계자들은 수입쌀 시판 가격이 국내 쌀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 수입쌀 시판은 소비시장에서 단순히 호기심 매출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수입쌀의 시판물량이 적더라도 수입쌀에 대한 첫인상이 어떻게 인식되느냐에 따라 장기적 수요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곡물 매입 관계자들은 수입쌀 시판가격이 일반 국내 시판가격보다 5% 가량 저렴할 것으로 예상했다.

C할인점 농산팀 매입부장은 “칼로스쌀을 포장한채로 수입해 국내 쌀보다 비싸게 판매할 경우 미국에서 수입됐다는 차이점을 광고하는 꼴”이라며 “뭔가 색다른 상품을 찾는 상위권의 소비자들에게 더욱 인기를 얻을 것”이라 충고했다.

L할인점 식품매입팀 팀장은 “국내 쌀보다 수입쌀이 5% 쌀 경우 굳이 수입쌀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10% 이상 저렴할 경우 소비가 일어날 가능이 크다”고 경고했다.

H백화점 식품매입팀 차장은 “백화점의 경우 이미지를 따지는 차원에서 고품질로 차별화된 쌀이 아닌 이상 판매를 안할 계획”이라며 “즉석도정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한두달 전에 도정된 수입쌀을 찾는 고객은 드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곡물바이어들이 말하는 대안
-잘키운 브랜드하나 열 수입쌀 부럽지 않다
수백가지의 브랜드쌀을 판매하고 있지만 임금님표 이천쌀과 철원오대미 외에는 알아주는 상표가 없다. 각 지역별로 전략적인 상품을 키웠으면 한다.

-차별화로 승부하라
쌀시장 개방에서 자국쌀을 살린 일본을 벤치마킹하면 고품질·차별화라는 해답이 나온다. 이미 품종 경쟁이나 규모화에서는 중국을 따라갈 수 없다. 정책적으로 특화농법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

-친환경 쌀이 대세
이마트의 경우 친환경 쌀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배 가량 늘었다. 아직까지 유기농, 친환경은 수입쌀이 넘볼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토양에 대한 농가와 정부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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