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시판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쌀협상 결과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이번 쌀협상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밥상용 쌀''시장이 개방됐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수입쌀이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건 아니었으나 국내 생산여건과 정서 등을 감안, 정부의 보호막 속에 전량 가공용으로만 사용돼 왔었다.

그러나 이번 쌀협상 결과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의무수입물량의 10%에서 30%까지 수입쌀을 국내 슈퍼마켓 등에서 팔아야하는 것이다.

시판 물량은 대략 올해 2만3000톤에서 시작해 2014년 12만3000톤 규모다.

국내 쌀소비량을 감안할 때 올해 시판되는 물량은 전체 소비량의 0.5% 수준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동네 슈퍼마켓이나 대형할인점 등에서 소비자들이 수입쌀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쌀시장 개방을 실감케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때문에 실질적인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쌀산업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과 이로 인한 국내 쌀 값 하락 등이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 시판될까?

수입쌀 시판이 언제쯤 될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협상 결과에 따른다면 올해 안에 2만3000톤의 쌀을 국내에 시판해야 하겠지만 국내 여건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계획에 없었던 국정조사가 지난 12일부터 6월 15일까지 35일간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국회비준일정이 당초보다 미뤄지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당초 일정대로라면 빠르면 올 9월부터 시판될 예정이었으나 이 기간까지 국회비준을 받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 연말이나 돼야 수입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수입되나.

시판될 쌀은 국제입찰을 통해 국영무역 방식으로 수입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실시된 국영무역방식은 우선 조달청이나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이 국내에서 소비될 만한 국제적 품위 규격에 대해 국제입찰을 실시, 수입해 왔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기준으로 사용했던 국제적 품위 규격은 US No1, US No3 등이었으며 US No1 최상급의 경우 80kg당 5만40원정도에 구매돼 왔다.

국내쌀 중등품 가격을 80kg 기준으로 18만원 선이라고 볼 때 거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렇게 구매된 수입쌀은 일단 입찰공고를 거쳐 입찰설명회, 가격제안서 접수·개찰, 계약체결, 잔류농약 검사, 도정·포장, 검역·검사 등의 과정을 거쳐 국내로 들여오게 된다.

지금까지 해외공급자를 대신해 수입업무를 대행하던 에이젼시는 대우인터네셔널, (주)서목, 효림산업, 범양사 등이었다.

이렇게 국내에 들여온 수입쌀이 시판되기 위해서는 공매과정을 통해 중간상인이나 유통업체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공매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 기준을 어떻게 할 지 등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양곡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제출돼 있지만 가장 민감한 `정부관리양곡을 매입할 수 있는 자의 자격기준''에 대해서는 `농림부장관이 별도로 정해 고시한다''고만 명기했다.

이에 따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비준 이후 확정될 예정이다.

시판쌀 입찰시에는 입찰참여자가 수입차익(마크-업, mark-up)을 높게 쓴 순으로 낙찰되며 수입원가에 수익차익을 더한 금액이 판매원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업은 국내외 가격차를 줄여 국내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부과·징수하는 것으로 수입쌀이 국산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동안 국내에 가공용으로 수입된 쌀은 거의 현미상태로 수입됐으며 시판용 쌀의 경우 수출국들은 직접 포장해 쌀을 판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나 아직 현미로 할 지, 백미로 할 지에 대한 정부 방침은 확정된 게 없는 상태다.

■국내 쌀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외국쌀과의 경쟁 본격 시작

외국쌀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외국쌀과의 본격적인 시장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품질경쟁력을 차치하고라도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져 있는 국내 쌀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미국의 경우 가격경쟁력보다 고급미 시장을 겨냥한 품질경쟁력과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돼 국산 쌀과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쌀 값 하락 불보듯

당장 쌀값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나 국내 생산여건이 이미 과잉기조로 들어선데다 소비량마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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