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유통은 산업의 산물을 최종목적지인 소비자 식탁까지 배달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축산업 유기체 내에서 혈관계통에 해당된다.
위생적으로 생산된 축산물이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전달되는 것. 이것이 축산물 유통이 축산업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맡은 역할이다. 혈액순환이 안되면 손발이 자주 저리고 차지는 것처럼 축산물 유통도 깨끗한 혈관을 통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지금은 진화중
축산물 유통은 지금 진화중이다.
과거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소비되던 축산물은 이제 대형유통매장과 외식업이라는 두 가지 큰 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 기존의 재래시장이나 동네 식육점은 상당수가 사라져 크게 위축된 반면 신세계 이마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등의 대형유통매장은 꾸준히 점포수를 늘리고 있다. 또 주5일 근무제 및 맞벌이 부부 문화가 확산되고 이에 따라 단체급식시장을 포함한 외식 식자재 시장도 꾸준히 전체 육류소비 시장에서의 비중을 키워가는 것이다.

조직화된 구매세력에 생산자도 조직화되기 시작했다.
모세혈관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축산물 유통업계에 굵직굵직한 혈관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최근 탄력받고 있는 각종 산지조합 단위 축산물 브랜드의 등장이나 대형유통매장마다 보유하고 있는 PB상품 등 각종 유통브랜드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브랜드, 생산이력 등 각자의 이름표를 갖고 각 유통단계 마다 흔적을 남기게 되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축산물 유통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농협 하나로클럽, 이마트 등에서 브랜드 한우고기에 한해 실시되기 시작한 생산이력제도 이렇게 생겨난 축산물 이름표의 한 사례이다.

이름표의 목적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쇠고기에 대해 어떤 종축에서 태어난 소이며 무슨 예방접종을 했고 어느 가공 공장에서 가공됐는지 등을 표시하거나 소비자가 그 브랜드 이름만 보고 이 축산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됐는지 짐작하고 안전하고 맛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이 축산물 유통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수준 향상 뿐 아니라 생산자 스스로의 생산개념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자 소비자 눈높이를 높여라
축산물 유통이 최근 겪고 있는 진화의 핵심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의식수준을 높이는 데에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며 같은 맥락에서 2005년 중점 추진과제 가운데 축산물 브랜드사업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름표 정책’도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이름표를 올바르게 읽는 법을 소비자들이 알지 못한다면 단순한 마케팅에 그치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와 생산자 스스로 축산물유통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제도가 도입되거나 보완됐다. 소비자단체가 브랜드 축산물을 인증토록 하거나 농산물 유통 명예감시원을 최대 1만5000명까지 대폭 확충토록 한 것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제도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생산자 스스로의 위생적인 축산물 생산은 당연하다”고 전제하고 “생산자 뿐 아니라 소비자에 대한 축산물 유통에 대한 교육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축산물 유통을 보는 눈을 이끌어 가야할 소비자단체에 대한 실질적인 홍보와 교육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품위생에 관심이 많은 한 소비자단체 사무실에 최근 방문한 일이 있었다”며 “그 곳 실무 총책임자가 HACCP제도의 주요 내용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사무실에 홍보 포스터만 붙여놓은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건전한 축산물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이들에게 실질적인 홍보와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축산물 유통의 지향점은 위생적으로 생산된 축산물이 소비자의 식탁까지 안전하게 배달되는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눈높이를 바로 세움으로써 양측 모두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국내 축산물에 대한 프리미엄을 높이는 일이며 날로 비중이 높아지는 수입축산물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키는 첩경이다.

아울러 발달된 혈관체계에 걸맞는 LPC, 벤더업체 등 축산물 물류집중국의 체질강화를 통해 힘있는 심장도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물별 유통현안

◆쇠고기=쇠고기 유통업계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호주산 생우 수입 등 수입시장 기류변화가 최근의 최대 이슈다.

더욱이 수입산은 날로 발전하는 해동기술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소비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