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농업경영과 정보체계
8. 특색 있는 지방농정의 자율적 발전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47개 도도후켄-도오쿄 도(都), 홋카이도(道), 오사카와 교토 후(府), 그리고 43개 켄(縣)-중에서 10개 정도의 켄을 빼고 나머지를 다 다녀본 셈이 되었다. 일본 사람들과 얘기 중에 이렇게 말하면 다들 놀란다. 아마 일본인 중에서도 그렇게 다닌 사람은 대단히 드물 것이라고 하면서. 아무튼 1993년 당시 그렇게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도와준 히노데(日出) 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

그 때 농촌경제연구원 소속으로 교토대학에 유학와 있던 이성호 박사와 허 덕 박사, 동경대에 와 있던 김태곤 박사 등이 고맙게도 함께 다니면서 통역 겸 안내를 맡아주었다. 마침 도쿄대에 1년간 연수차 와 있던 제주대학교의 강지용 교수가 동행을 자원해서 몇 군데 같이 다녔었는데 제주 농업의 발전을 위해 하나라도 더 배우려던 진지한 열성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 우리 지방농정 발전 좋은 참고

이때 일본의 지방농정의 발전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많은 관련 자료들을 수집했었는데 그 후 책으로 만들어 보려던 것이 차일피일 아직 손도 못대고 있어 아쉽다. 기회가 되면 최근 자료를 보충해서 책으로 펴내고 싶다. 우리 지방농정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참고가 될 줄 믿는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지방 분권의 전통이 강한 나라이다. 이른바 전국시대의 세 영웅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전국이 통일되기 전까지는 군웅할거의 지방호족(다이묘, 大名)시대가 오랫동안 계속되었거니와 도쿠가와 바쿠후(幕府) 시절에도 한(藩)의 영주를 중심으로 지방 분권의 전통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다. 메이지유신 이후 한이 폐지되고 대신 켄이 설치되었지만(廢藩 置縣), 일찍부터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는 등 여전히 지방분권 의식은 매우 강하게 남아 있다고 하겠다.

#지방농정 관료들의 노력 인상적

1993년 당시 방문한 여러 곳의 지방농정 관료들이 열심히 노력하던 것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는데 몇가지 예를 들어 소개한다. 아오모리(靑森)켄의 농정부장은 자기 명함에 아오모리 특산인 마늘을 그림으로 함께 넣어 홍보효과를 얻고 있었고, (이것은 뒤에 유심히 보니 이미 전국적으로 보편화되어 있었다.) 규슈 지방농정국의 나카야마(中山) 과장은 관내 시●손(市町村) 중 어느 한 곳의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을 대단히 자랑스러워 하면서 그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기후(岐阜)켄 시라카와(白川)●의 이토(井戶) 과장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파이프 오르간 제작 명인인 쯔지이씨에게 관내 폐교의 무상임대 등을 적극적인 유치 노력 끝에 성사시켜 세계 각처에서 주문이 몰려올 뿐만 아니라 매년 수차례의 시험 연주회가 그곳에서 열리는 때에는 도쿄를 비롯한 전국 각지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음악팬들이 달려온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 1억엔보조지원 지방농정 발전사업 실시

일본의 지방농정과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 80년대 후반 다케시타(竹下 登)총리 시절에 전국의 각 시●손마다 1억엔씩을 보조지원해서 무엇이든 자체적으로 원하는 지방농정 발전사업을 실시하도록 한 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아이디어 백출, 벼라 별 사업이 다 시행되었는데 몇 가지 특이한 것을 소개한다.

10년 전 한신(阪神) 대지진의 진앙지로 알려진 아와지시마(淡路島)의 한 곳에서는 1억엔에 해당하는 금괴를 전시해놓고 이를 관광 명소로 만든 사례를 보았고, 와카야마(和歌山)켄 어느 곳에서는 그 지방 출신으로 천황가의 며느리가 된 여성을 기리는 휴양시설을 만들어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벳푸(別府) 근처의 화산으로 유명한 아소(阿蘇)산 자락의 어느 곳에서 그곳 특산인 메밀로 소바를 직접 만드는 체험관광 시설을 인근의 온천과 함께 즐길 수 있게 해 놓은 것이나 이시카와(石川)켄 어느 곳에서 소규모 천문대 시설을 해놓고 `별과 숲의 마을''이란 이름으로 어린이 위주의 가족 관광객을 유치하는 사례도 보았고, 고찌(高知)켄의 사카모토 료마(坂本 龍馬)나 가고시마(鹿兒島)켄의 사이고 다카모리(西鄕 隆盛) 같은 역사적 인물의 동상과 기념관을 만들어 놓은 경우도 있었다.

어떤 경우이든 사람들을 유치하는 것이 위주였는데 1년에 30만명을 유치하면 상주인구 3000명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출향 인사들을 초대하는 의미의 `고향 만남의 광장(후레아이노 히로바)''이나 고속화 도로변의 휴게소 겸 특산물 직판시설인 `큰길 옆의 역(미치노 에키)'' 등의 아이디어는 전국으로 확산되어 어디 가나 눈에 띌 정도가 되어 있다.

# 농림수산성 직할 지방사무국인 지방농정국 역할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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