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산업도 바야흐로 ‘전문경영인(CEO)’시대가 도래했다.

시장개방이 가속화되고 경쟁도 치열해 지면서 그동안 구조조정 회오리에 다소 비껴있던 농업분야도 최근들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내부 구성원들 스스로 ‘경쟁력’이란 무기만이 살길이라는 자체 판단을 하기 시작했으며 정부도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CEO모시기 봇물

이같은 구조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최근 관련업계와 협동조합 등에서 경영 효율화를 주도해나갈 ‘CEO 모시기''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한국참다래영농조합법인의 정운천 대표나 농산무역의 조기심 대표 등 성공한 전문경영인이 속속 등장하면서 전문경영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들어 도드람양돈농협이 제일제당CEO출신인 원종섭씨를 상임이사로 채용한데 이어 안성사업연합이 CJ푸드시스템 CEO인 김상후씨를 대표로 전격 영입했다.

부경양돈농협 역시 (주)기린 대표이사를 역임한 최상모씨를, 백두대간조합공동사업법인 도 풀무원 올가 홀푸드 부사장 출신의 노홍씨를 기용하는 등 최근 ''CEO모시기''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부도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동마케팅 육성사업, 거점산지유통센터(APC) 사업, 지역농업 클러스터 등 119조원이 투입되는 농업·농촌 종합대책의 주요 핵심사업마다 전문경영인을 둘 것을 전제, CEO들의 출현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경영 효율...당면과제로

농업계가 이들 CEO의 출현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동안 협동조합 등 유통사업체들의 상당수가 선거로 선출된 대표를 그대로 CEO로 두다보니 경영의 효율성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생돼 왔기 때문이다.

선거직이라는 한계로 사업의 효율성을 저해할 때가 많았던 것이다.

또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 규모가 확대되면서 사업의 전문성을 더 요구하게 됐다.
과거와 달리 자체 기획력과 마케팅 그리고 영업력까지 요구하면서 보다 전문적인 경영인에 대한 수요가 생기게 된 것이다.

# 해결과제도 산적

그러나 새로운 CEO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팽배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제도 도입에 대한 ‘저항’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아직 농업분야는 일반기업처럼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한계, 기존의 경영관행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 등이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기업체서 일사분란하게 일 해온 CEO일수록 변화에 둔감하기만 한 농업구조에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현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농업구조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효율성을 접목하되 농업이 갖고 있는 정서적 요소를 감안해 단기적인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내부 구성원들도 변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자기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농업을 ‘산업’으로 부흥시키기 위해 새로운 리더로 전격 영입되고 있는 이들 ‘CEO''들이 농업에 기업마인드를 불러일으키고 경쟁력을 높여 지금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농업계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본지는 신년특집 기획으로 최근 기업CEO출신으로 농업계에 영입된 세명의 CEO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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