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식품회사인 CJ푸드시스템 대표이사에서 안성지역농협사업연합(안성사업연합)대표로 전격 영입된 김상후 CEO(57세).

김대표가 식품 선두업체 출신이라는 것과 산지유통 혁신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연합마케팅을 앞서 추진해 가고 있는 안성사업연합이 기업출신의 CEO를 기용했다는 것, 두가지 모두 농업계에는 ‘뉴스’였다.

CJ푸드시스템의 선진 경영기법이 농업에 수혈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과 업계 선두주자인 안성사업연합이 외부 CEO를 영입한만큼 다른 협동조합들도 연달아 CEO를 영입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충남 서천 출신의 김대표는 서강대를 졸업한 후 삼성에 입사, 최근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삼성의 주요 핵심인사들과 함께 비서실에서 함께 근무했던 브레인이었으며 제일제당과 CJ푸드시스템 등 국내 대기업에서 평생동안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지난해 4월에 영입돼 아직 1년이 채 안됐지만 김대표가 온 이후 안성사업연합은 매일 매일 적지 않은 변화의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그의 직언 한마디 한마디가 다소 보수적인 협동조합의 의사결정 구조나 조직문화에서는 다분히 ‘파격적’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안성사업연합의 인력구조조정은 물론 조직을 전면 개편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말많고 탈많고, 변화가 쉽지 않은 협동조합으로서는 말그대로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동안의 조직은 안성사업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13개 지역농협에서 1~2명의 직원을 파견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인력배치는 효율적이지 않을뿐더러 마케팅 전문회사에 맞는 인력구조를 아니었던 것이다.

안성사업연합이란 각 조합의 일종의 마케팅 전문회사 역할을 하는 곳인 만큼 소비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과 기획력, 영업력을 갖춘 숙력된 전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기존인력을 재교육시켜 새로운 인재로 육성시키는 과정도 필요하지만 시간을 단축시키고 능력있는 외부 인재를 통한 조직활성화를 위해서는 외부 수혈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대표는 지금의 인력구조를 대폭 바꿀 것을 조합장들에게 지속적으로 건의했으며 그의 말을 신뢰하기 시작한 조합장들이 김대표의 손을 들어줬던 것이다.

김대표는 1차산업분야가 경쟁력측면에서 다소 뒤쳐져 있는게 사실이나 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보호막이 쳐져 있던 쌀마저 본격적인 시장개방으로 이제 시골에도 ‘수입쌀’을 사먹을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한 만큼 농민들도 이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공감을 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는 말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다행히 안성의 경우 이미 수 년 전부터 ‘안성시’라는 지자체와 손잡고 ‘안성마춤’이라는 브랜드 관리를 시작, 나름대로 준비를 해온 곳인만큼 ‘희망과 비전’이 보인다고 말했다.

농산물의 경쟁력도 결국 얼마나 제대로 된 ‘브랜드’를 갖고 시장에서 파워를 형성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며 그런 점에 ‘안성마춤’브랜드는 적어도 국내시장에서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말은 ‘안성마춤’이라는 브랜드라면 수입쇠고기나 수입쌀의 공격에도 버텨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아온 그가 이곳 안성사업연합 대표로 주저하지 않고 온 이유에 대해 그는 “과거에는 조직안에서 나의 발전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일을 통해 즐겁고 보람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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