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농산물 중 지존이라 불릴 수 있는 농산물은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할까.

생산자 입장에서는 가장 많이 팔리고, 기대치 만큼의 가격이 안정되게 보장된 농산물을 말할 것이고 소비자에게는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가장 먹고 싶고 구매하고픈 농산물을 말할 것이다.

이같은 기준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 제주농협 연합사업단에서 출하하고 있는 감귤 ‘한라라이’이다.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1일 매출규모만 10억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농산물 전문 매장이다.

여기서 현재 평일에는 하루 1500만원 가량, 주말에서 3000~4000만원 가량 팔리며, 가격도 10kg 상자당 2만원선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농산물이 한라라이다. 이만하면 농산물의 지존으로 불릴만 하지 않을까 싶다.

권석한 농협유통양재점 청과부장은 “겨울철 과일중 3월 이전까지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게 감귤이며, 그중 한라라이는 소비자에게 상품성을 인정받는 대표적인 브랜드”라며 “가격이나 품질 모두 우수해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겨울 과일시장의 지존으로 평가 받고 있는 한라라이는 4년전인 2002년 제주농협지역본부의 주도로 중문·서귀포·효돈·위미·남원농협 등 제주도내 5개 농협이 모여 추진된 연합판매사업으로 탄생했다.

농산물 유통구조가 도매시장 위주의 거래에서 벗어나 대형유통업체와의 직거래 수요가 증대되고 상품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성향이 확대되면서 제주 농산물 역시 동일규격·동일품위의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대량 출하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의 대표 작목이자 소득원인 감귤은 일부 조합이 앞서 공동브랜드를 개발해 출하해 왔으나 총 출하물량의 4% 수준에 불과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한라라이 탄생의 배경이 됐다.

‘한라라이’란 제주 하면 떠오르는 ‘한라산’의 한라에다 중국어 ‘라이(來)’를 더해 제주에서 온 농산물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주 농산물을 대표하는 만큼 한라라이는 품질 고급화를 최우선 덕목으로 삼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라라이는 당도 10브릭스, 색택 90% 이상 이외에 무후숙, 무왁스 출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갈수록 소비자의 입맛이 까다로와지는 상황에서 관행처럼 행해지던 왁스코팅과 강제적인 후숙은 감귤의 제 맛을 소비자에게 전달하지 못하게 했으며, 이는 제주 감귤산업을 사양길로 접어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포장방식도 소비자의 소포장 농산물 선호 추세에 맞춰 5kg, 7.5kg, 10kg, 15kg 박스 포장외에 800g, 1.5kg 소포장을 개발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특히 분기별로 상품설명회와 대형유통업체 판매전 등 소비지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이며 한라라이 알리기에 나선 것도 빠른 성장의 비결이 됐다.

이같은 노력은 한라라이가 도매시장 이외에 대형유통업체와 식자재업체 등 다양한 판로를 가지게 된 기반이 됐다.

한라라이는 지난해 250억원의 출하실적을 올렸다. 사업 첫해인 2002년의 출하실적이 44억원임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고종호 제주농협 연합사업팀 과장은 “지역적 한계를 탈피해 제주 농산물을 대표할 수 있는 공동브랜드를 개발, 철저한 품질관리와 브랜드 관리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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