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준비된 지역의 성공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곤충을 소재로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려는 충남 부여 반산권역의 경우를 살펴보면 괜한 걱정이란 생각이 든다.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소재를 찾기보다는 농가소득을 안정시키기 위해 찾은 소재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견인할 정도이고 보면 이 지역의 미래가 어떠할지는 쉽게 짐작이 간다.

이미 반산권역에서는 농업소득을 위해 곤충을 소재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던 터라 이를 농촌종합마을개발사업에 연계시킬 경우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 준비된 사업아이템

이 지역이 처음 곤충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5년전인 2000년. 현재 한국곤충체험학습원을 운영하는 임태교 원장이 나승가, 이관원씨 등 지역농민과 함께 지역소득사업을 고민하면서란다.

임 원장은 “농업이 처한 현실을 볼때 매년 농산물가격이 불안정해 다른 소득사업을 찾지 않을 경우 농촌이 피폐해 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타 사업개발의 배경을 전했다.

임 원장은 이때부터 6개월간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도시민의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될 경우 농촌으로 사람이 몰릴 수 밖에 없고, 도시사람들을 농촌에 묶어 놓을 수만 있으면 ‘돈이 된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

이같은 판단은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행사가 적합하다는 쪽으로 생각이 모아졌고, 이 지역이 버섯주산지인 점을 착안해 폐목을 이용할 수 있는 곤충을 체험행사 소재로 결정했다.

# 몰려드는 체험 희망자들

반산권역의 성공가능성은 곤충체험프로그램에 대한 도시민들의 반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0년 시장조사 차원에서 시작한 인터넷을 이용한 곤충 판매, 초등학교에 곤충세트 기증 등을 한 이후 직접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냐는 문의가 쏟아진 것.

임 원장은 이에따라 지난해 6월 자체적으로 곤충체험장을 만들어 체험프로그램을 가동, 6개월간에 걸쳐 사업가능성을 확신했고, 체험자들이 늘어나자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농촌종합개발사업과 연계됐다는 것이다.

실제 올 하반기에만 1만3000여명이 이 체험장을 다녀갔으며, 이 사업을 통해 교육장, 숙박시설, 주차시설 등을 갖출 경우 내년에는 8만명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예측했다.

# 1석 다조의 효과 창출

곤충테마프로그램의 주요 곤충은 장수풍뎅이. 장수풍뎅이는 힘이 세고, ‘오래 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일반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는게 임 원장의 자랑이다.

특히 곤충의 배설물이 고품질의 유기질비료로 활용돼 친환경농업을 확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곤충 자체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어 이 지역을 ‘청정’이미지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가 이 지역은 반산저수지를 끼고 있어 곤충체험프로그램과 수변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할 경우 이 지역을 관광특구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즉, 곤충을 테마로 농촌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통한 농가소득향상과 이 지역을 찾는 도시민들에게 숙식제공, 농산물판매 등 농외소득까지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마을주민의 든든한 ‘후견인’

처음 농촌종합마을개발사업을 추진할 당시 마을간 사업분배문제로 이견이 있긴 했으나 ‘나눠먹기 사업’이기 보다는 ‘공동의 이익’에 힘이 실렸다.

수목리, 서구리 등 2개리에 사업이 집중되지만 이익이 발생되면 그 외 나봉리, 반산2·3리와 공동으로 이익금을 나눈다는 원칙이 세워진 것.

이 지역은 특히 5개마을의 대표들로 구성되는 법인을 만들어 법인이 이 사업을 총괄하되 마을과는 이 지역개발에 대한 협약을 맺어 추진한다는 것이다.

임 원장은 그러나 “이 지역의 곤충체험행사는 이미 실시해오고 있어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으로 인한 공백기간이 길면 길수록 손해”라며 “하루라도 빨리 착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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