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시장이 진화되고 있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유기농 상품에 대한 호기심 구매로 생겨났던 거품 매출이 점차 사라지면서 가격과 품질을 합리화시킨 상품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또 소비자의 구매 요구를 맞추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가 바라본 유기농시장의 시장상황과 전망을 알아본다.

△달라진 유기농 유통시장
유기농 유통시장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일고 있다.
유기농 전문점이 대형유통업체 매장 내에 점포를 개장하는 샵인샵(shop in shop:가게 속 가게)형태의 점포도 지난해까지 늘어났다.
이와 함께 대형유통업체에서도 유기농 PB브랜드(자사브랜드)를 개발해 별도의 샵인샵을 운영하는 등 점차 다양한 유통판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대형유통업체의 유기농사업은 2003년부터 전문 유기농전문점의 샵인샵이 늘어나면서 확대됐다.

(주)풀무원 올가(ORGA)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신세계 이마트 내에 7개의 샵인샵을 개장했으며, 롯데백화점 내에도 3개 매장을 열었다. 또한 현대백화점 내에는 (주)삼양사의 구텐모르겐이 샵인샵을 운영해 왔다. 이밖에 (주)동원F&B는 지난해 GS마트에 디어 라이프를 개장했으며, (주)조흥의 허클베리 팜스도 다양한 유통매장 내에 샵인샵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형유통업체가 자체 PB브랜드를 적극 개발하면서 전문유기농 점포의 유통매장 내 샵인샵 개장은 주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올해부터 이마트에 점포 개장을 해오던 올가도 점포 확대 계획이 없으며 삼양사(주) 구텐모르겐 역시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샵인샵 매장을 정리한 상태다.
전문 유기농 브랜드 점포 관계자들은 이에대해 “대형유통업체의 샵인샵 운영이 당초 예상했던 매출보다 성과가 적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김혜경 풀무원건강생활(주) 부사장은 “이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일일 2만5000명이라도 이마트의 샵인샵 올가 매장을 찾는 고객은 일일 100명 내외로 5%에 못 미친다”며 “매출은 월 30%씩 늘어나고 있지만 소비자의 유기농 욕구가 아직까지 일반제품의 구매와 맞물려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농시장 유통 시장이 대형화 된다
유기농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유기농 시장을 대형유통업체가 선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기존 시장을 선도해온 유기농 전문점의 경우 틈새시장을 차지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유기농 가공식품만을 수입하는 A사의 지난해 수입상품 매입 점유비는 대형유통업체가 5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0%가 유기농 전문매장, 20%는 소비자단체 매장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형유통업체 자체적으로도 유기농 전문점에 비해 구매력과 점포수, 인지도 등이 유기농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요소로 인지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유통업체가 유기농시장까지 가격파괴로 밀어붙일 경우 오히려 소비지 불신으로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일반농산물과 비교 판매를 통해 가격을 떨어뜨리는 대형유통업체의 정책에 대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마트의 경우 유기농 제품 매출 확대를 전략으로 생산 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 시중 제품보다 20% 저렴한 자사브랜드 유기농산물을 선보였다.

이같은 정책에 맞서 삼성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또한 대단위 유기농단지의 직거래 계약체계를 확대하는 등 일반농산물과의 가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자연愛(애)찬’ PB브랜드를 출시했다. 할인점=저가라는 소비자 인식에 차별화를 두기 위해 자연愛찬은 샵인샵 매장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의 판매 전략을 구사했다. 자연愛찬의 매장은 전체가 영하 17℃를 유지하며 신선농산물의 선도까지 유지하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역시 지난달 30일 친환경 PB브랜드인 ‘웰빙플러스’를 공식 브랜드로 런칭했다. 친환경농산물 36개 품목으로 구성된 웰빙플러스는 직매입 유통구조를 통해 가격도 기존 친환경농산물 가격보다 15~2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김종환 롯데마트 농산구매팀장은 “최근 소비자 직거래만을 고집해오던 친환경 단지 대표가 점차 생산량이 늘어나자 대형유통점의 판로 확대를 요청 했다”며 “자사브랜드 유기농 농산물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수입 유기농 식품의 종류를 다양하게 구매할 계획”이라 밝혔다.

강 용 학사농장 대표는 “최근 유기농산물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대형유통업체의 판매 증가와 가격하락은 당연한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앞으로 유기농 생산자들은 안전함과 동시에 맛과 품질을 높이는 생산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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