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청주·청원연합사업단 소속 동면(충남 연기군)·오송(청원)·덕산(진천) 농협 등 3개 지역농협의 ‘하모니’가 한 여름을 식혀주고 있다.

수박 출하시기가 각기 다른 이들 농협이 하나로 뭉쳐 여름 내내 싱싱한 수박을 소비지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동면농협이 5월 중순경 수박출하를 시작하면 오송, 덕산농협이 차례로 그 뒤를 이어받아 수박을 출하하는 ‘릴레이 마케팅’이 그것.

이들 농협이 펼치고 있는 ‘릴레이 마케팅’은 물량규모화에 따른 시장 교섭력을 높혀 줄 뿐만 아니라 유통시장의 연중공급요구에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어 ‘윈-윈’ 전략의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한 지붕 세 가족’이랄 수 있는 이들 농협이 각자의 단점을 보완해 가며 농협 경제사업의 새로운 틀을 짜고 있는 것이다.

# 시간차 릴레이 마케팅 ‘쾌거’

동면, 오송, 덕산농협이 공동마케팅을 위해 협약을 맺은 것은 지난 2004년 3월. 각 농협별 출하량이 적은데다 출하기간마저 짧아 소비지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의 농산물 구매패턴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쪽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는 게 그것.

이들 농협은 이에 따라 청주·청원연합사업단의 주관으로 연중공급체계를 위한 물량 규모화를 시작했다.

특히 이들 농협은 수박 출하시기가 서로 다른 점에 착안해 ‘시간차 릴레이 마케팅’을 전개, 대형유통업체들의 연중공급체계에 부응하는가 하면 물량 규모화에 따른 시장교섭력을 높혔다.

각 농협별 출하일정은 동면농협 5월 20~6월 20일, 오송농협 6월 15~6월 30일, 덕산농협 6월 25~7월 30일 등으로 수박출하주기가 3개 농협간 꼬리를 물고 있다.

또 덕산농협의 경우 가을수박재배까지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 5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출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농협별 출하주기는 대형 유통업체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해 줄 수 있고, 공동선별을 통한 상품성 확보로 농가수취가격을 높여줬다는 것이다.

# 농가수취가 40% 향상

동면, 오송, 덕산농협이 연합사업을 통해 처리한 물량은 지난해 기준 2459톤, 23억56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전년도 21억1900만원에 비해 11.3% 늘어난 것이다.

또 올해는 4400톤, 31억원어치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공동선별에 참여한 농가들의 kg당 평균가격이 산지유통센터(APC) 선별비용을 제외하고도 40%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농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여름사랑수박은 현재 수도권 농협 하나로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할인마트에 공급되고 있으며, 발주량에 따른 작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 까탈스러운 선별

동면, 오송, 덕산농협의 셀링파워는 엄격한 상품관리에서 비롯되고 있다. 3개 시·군 공동브랜드 ‘여름사랑수박’이 타 상품에 비해 개당 평균 500원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이유이다.

‘여름사랑수박’이란 상표를 붙이기 위해서는 산지에서 육안에 의한 1차 검품을 거친 후 공동선별 전후 각각 한차례씩의 검품과정을 거쳐야 한다.

모양이 좋지 않거나 미숙과 등은 아예 산지에서 걸러내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집하장에 가지고 온 수박이라도 돌려보내는 등 보통 까탈스럽게 하는 게 아니다. 여기다가 기계선별을 통해 5~10kg 사이의 크기와 당도 11브릭스 이상의 수박만 기가 막히게 골라낸다.

동면, 오송, 덕산농협은 이에 따라 최고만을 생산하고, 최상의 품질만을 공급한다는 자긍심이 대단하다.

이밖에도 여름사랑수박은 품종 고유의 색깔로 무늬가 선명하고, 윤기가 나는데다 외피가 얇고, 과육이 치밀하며 섬유질이 적다는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 재배기술 노하우 전수

미호천 주변의 맑은 물과 깨끗한 토질에서 재배된 탓도 있으나 고품질의 비결은 연합사업 참여농가들의 인식전환과 지속적인 재배기술력 향상 때문이다.

특히 동면, 오송, 덕산농협은 농가들을 대상으로 한 유통현장 교육을 통해 농가 스스로 고품질에 대한 마인드를 제고해 주고 있다.

채택병 덕산농협 조합장은 “농민들이 시장에 직접 가서 자기물건의 상태가 어떠한지 살펴봐야 한다”며 “상품화를 위한 판단을 농가스스로 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농협은 이밖에도 관내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해 수박 재배기술 영농지도를 비롯해 선진지 견학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연합사업 참여농민 가운데 선도농가를 지정, 운영해 상품의 상향평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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