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산 배값이 심상치 않다. 소비둔화, 수출위축 등으로 배수요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량은 예년에 비해 20~30%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올해산 배가격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다가 연중 배 소비의 최대성수기인 추석이 올해의 경우 본격적인 배 출하기에 비해 보름정도나 빨라 배가격형성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배 생산농민들은 본격적인 배 수확을 두달여나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배값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배 주산지 농민들은 “지난 90년 배 생산기반조성을 위해 식재한 배 묘목이 최근 성과기에 접어들면서 가지가 뻗는대로 열매가 달리고 있다”며 “이변이 없는한 수량증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원예농협, 천안배원협, 나주배원협등 배 주산지 농협관계자들은 배 생산면적은 늘지 않았으나 유목자체가 자라 수확되는 양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지적, 관내 배 과원의 봉지씌운양을 살펴볼 때 어느 정도의 기형과를 감안하더라도 예년에 비해 20~30%의 증수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다가 통상적인 배유통구조를 살펴볼때 국내 배 총생산량의 60%정도는 추석직전에 유통돼야 하는데 올해의 경우 추석이 9월12일로 본격적인 배 출하기에 비해 최대 20여일 정도가 빨라 배소비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전망이다.
신수, 행수, 풍수등 3수품종을 비롯해 원앙, 장십랑 같은 조생종은 추석에 맞춰 출하가 가능하지만 국내 배 재배면적의 70~80%를 차지하는 중생종의 수확시기는 추석이 끝나고 20여일 후인 10월 상순경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명원 천안배원협 조합장은 “관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배의 대부분은 중생종인"신고 배"인데 지베를린이나 착색봉지 등을 사용해도 출하시기를 일주일이상 당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석후 채화되는 양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다가 올해의 경우 수출도 여의치 않아 배값대란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올 수출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약 2배가 많은 5000톤으로 잡아 놓았지만 배 수출무역상들이 가격덤핑 등을 우려해 수출계약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 수출실적이 98년 1300톤에 비해 무려 두배나 많은 2600톤에 달한 탓에 수출국 현지에서 가격덤핑등 부작용이 발생, 무역상들이 적잖은 손해를 입은 경험을 한터라 올해는 현금을 주고 신용장을 여는 형태가 아닌 “그냥 팔아주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배 재배농가들은 이에따라 태풍등 기상이변이 닥쳐 50%이상의 낙과피해가 발생하면 올해산 배값이 어느정도 형성된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며 기상이변까지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배 과잉생산에 따른 특별대안으로 기능성배 재배, 가공쪽 개발, 고품질화, 수출 등을 정부쪽에서 거론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대책이 될 수 없다며 외국농산물의 수입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길경민kmkil@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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