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원양어업 발전, 선원들 모두의 땀과 노력으로 일구어진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원양어선인 지남호를 이끌고 인도양으로 참치연승 첫 시험 조업에 나섰던 당시 윤정구 선장은 “세월이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참치가 처음 낚시에 걸려 수면위로 떠오르던 그날의 감격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말했다.

“처음 조업에 나갔을 때는 낚시를 바다에 드리우고 난 뒤에도 제대로 되었는지 자신이 없어 잠시 눈도 붙이지 못할 정도로 안절부절할 수밖에 없었다”는 윤 선장은 자칫 시험조업이 실패라도 하면 모든 책임이 고스란히 선장인 자신에게로 돌아올 것이 틀림없어 항상 조업기간 내내 중압감에 시달려야 했다고 회상했다.

당초 지남호에는 외국인 기술고문관인 모간 씨가 동승해 어구사용과 어로 방법 등을 지도하기로 했으나 첫 시험 투승에서 허리를 다쳐 곧바로 하선하고 말았다.

유일한 고문이 제대로 기술자문도 전해주지 못한 상태로 하선하고 말자 지남호 선원들은 몹시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윤 선장은 선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 한 끝에 예정대로 인도양으로 진출해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기로 뜻을 모았다고 당시 어려운 상황을 회상했다..

윤 선장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선원들 모두가 하나 둘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가며 다음 조업의 밑거름으로 삼았다”면서 “최근 원양어업이 200해리 경제수역체제 하에서 자원을 가진 연안국들의 조업규제 강화와 고유가 고임금에 시달리는 등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외국산 수산물의 수입이 완전 자유화 되어 있는데다 최근에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로 원양어업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흔히 수입산을 먹으면 될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양어업이 막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수입 수산물 가격이 지금보다 몇 배나 뛰어올라 서민들의 식탁에서 생선 구경하기가 어려워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원양어업을 단순히 경제원리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식량자원 확보 차원에서 봐야하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원양어업 육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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