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양계업계는 수급불균형과 소비침체 등으로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육계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계열화업체들의 적자도 업체에 따라 100억대를 넘나드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판매물량에 비례한 적자라고 볼 때 적자폭을 상당히 낮춘 업체가 눈에 띈다. 바로 업계 4위에 랭크돼 있는 동우. 위기속에 더욱 빛나는 명장이 있듯 불황속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실무자형 CEO, 정창영 동우 대표이사를 만나 비약하고 있는 동우의 현재와 미래를 듣는다.

#공격보다는 안정
동우의 생산량 계획지수를 설정하는 기준은 다소 낯설다. 영업쪽에서 요구하는 물량의 90%를 생산물량으로 잡는다. 보통 영업요구량의 110%를 생산해 영업 점유율을 높이는 타 업체와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동우의 마케팅을 다소 소극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정창영 동우 대표이사의 생각은 다르다.
장기화된 불황과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생산량 과잉은 업체들이 가지는 끊임없는 욕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사계농가와 유통시장의 기능을 10%는 살려둬야 한다는 생각에서 생산물량을 다소 낮게 잡는 것이다. 그는 그것이 시장에 지배당하지 않고 시장을 지배하는 법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서로 으르렁 거려도 시장의 점유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팔 만큼만 키워야 합니다. 계열화의 취지를 분명히 알아야 하죠.”
그는 생산량을 보고 판매량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판매량을 기준으로 생산량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장을 조정하기 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따르는 다소 철학적인 경영방침이다. 피튀기는 양계업계에서 그의 전략이 과연 먹힐까. 정답은 ‘예스’다.
“업계 1위인 하림은 외형상으로는 동우의 5배이고 마니커는 동우의 2배가 좀 안되죠. 그러나 적자규모로 보면 동우의 적자폭은 매우 적습니다. 비단 적자규모만을 얘기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동우는 좀 더 멀리 보고 있습니다”

#발로 뛰는 실무자형 CEO
직원들은 정 대표를 ‘실무자형 CEO''라고 평가한다.
서승복 동우 기획팀 대리는 “정창영 대표는 보고를 받는 형이 아닌 실질업무를 위해 발로 뛰는 실무자형 CEO”라고 말한다.
주요 계열업체들에서 생산부터 사육까지 두루 거친 그의 경력은 동우에서 십분 발휘되고 있다. 그는 육계산업의 계열화진척도가 집중되면서 종전의 유통이 조절기능을 상실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그는 기존의 통닭위주인 호수중심의 유통에서 부분육 시장으로의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분육 시장활성화로 유통시장 개편
그는 기존의 통닭위주의 판매구조에서는 계열업체는 물론 양계업계 전반의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시장이 요구하는 호수 외의 닭은 외면 받는 현재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부분육시장으로 가면 g당 판매가 가능해지고 소비자도 업체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부분육시장을 위해서는 표준화와 단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급식업체들은 5~10kg의 벌크형태를 요구하고 일반 소비자들은 200~500g의 소포장을 원합니다. 그러나 포장단위의 명칭도 표준화가 안돼 있어 상당한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죠.”
명칭표준화는 비단 포장단위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소나 돼지는 부위별 명칭이 표준화되면서 부위별로 식육전문가에 의해 요리법까지 개발되는데 비해 닭고기부분은 그러한 노력이 없다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부분육 사업을 활성화하려면 근본적으로 닭을 크게 키우는 사육기술도 발전해야 하지만 닭고기분야의 식육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맛있게 닭고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그는 협회를 중심으로 닭고기의 부위별 명칭과 요리방법을 홍보해 영양사에게 배포하는 등 범업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품질로 승부하고 브랜드 인지도 높인다.
정 대표는 다음해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솔직한 그는 동우의 브랜드 인지도가 판매물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인정한다.
“동우는 브랜드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재래시장이나 대리점 사장이 인정하는 품질력을 갖고 있죠. 내년에는 품질 좋고 유명한 동우가 되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동우는 지난 9월 닭고기 브랜드 ‘참프레’를 정식 런칭하고 시장에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1원의 전략’을 강조한다. 공정과 운송과정 등 총 생산과정에서 매단계마다 1원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티끌모아 태산’의 이 전략은 ‘싸게, 일정하고 좋은 품질을 생산한다’라는 간단하지만 가장 어려운 기업전략을 가능하게 했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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