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봉한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세계 최강팀 덴마크를 두 번의 연장과 승부던지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건 감동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팀워크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이 영화를 단체 관람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철저한 팀워크로 역경을 이겨내고 승리를 차지한다는 뻔한 스토리지만 ‘뭉치면 산다’ 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분담비율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육계의무자조금’의 난항을 보면서 이 영화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불황을 겪고 있는 육계산업을 위해 십시일반 모아서 소비홍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육계의무자조금은 서면결의를 통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일부 계열업체들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들며 자조금 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육계의무자조금 출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농가들에게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아닐 수 없다.

‘닭’으로 돈을 벌고 ‘닭’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 그들에게 뭉치기를 기대하는 것이 어려운 일일까? 잇따른 불황과 국제 곡물가격 급상승까지 겹쳐 국내 양계업계는 최대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다. 내가 1등을 하는 것만 중요하다면 나는 살지 모르지만 팀은 죽을 수 있다. 육계산업계는 1등을 할 수 있는 산업적 기반을 위해서는 모두가 공생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안희경 축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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