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분자주가 광공업생산지수 품목에 새로이 선정된 것은 농수산식품산업 육성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통계청은 지난달 28일 2005년 기준 산업활동동향 관련 지수 개편결과 복분자주가 광공업생산지수를 산출하는 633개 품목에 새로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광공업생산지수에 선정된 품목은 ‘2005년 기준 광업·제조업통계조사’ 결과 전체 생산액의 5000분의 1 이상이 되는 품목이다. 이들 품목의 생산액이 약 1709억원 이상 된다는 얘기다. 이달 초 조만간 발표될 1월 산업동향에는 복분자주도 반영되는 것이다. 출시와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소비자 곁으로 다가선 복분자주가 광공업생산지수 품목에까지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광공업생산지수 품목 변경은 단순한 통계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새로 선정된 품목과 탈락된 품목은 시대상과 소비자 기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에서 복분자주가 새로 편입된 반면 포도주와 정제염이 탈락됐고, 2000년 기준 개편 때는 약주와 씨리얼식품이 새로 선정됐으며, 1995년 기준 개편에서는 건강보조식품과 레토르트식품, 먹는샘물, 커피음료가 새로 선정된 게 바로 이를 입증해준다. 최근 10년 사이 새로 선정된 품목은 건강·편리지향 품목들이다. 이번에 선정된 복분자주는 웰빙 트렌드를 타고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짧은 시간 내에 급성장한 대표적인 주류이다. 정제염의 탈락은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한 경우이다. 포도주가 탈락된 것은 의외지만 포도주 열풍이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2005년 기준 광업·제조업 통계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 농수산업계 발등에 떨어진 과제는 경쟁력 확보이다. FTA(자유무역협정)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수산업이 지향해야할 방향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농림수산업의 2차, 3차 산업화를 강조했다.

복분자주는 2차, 3차 산업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품목이다. 복분자는 복분자주로 태어나기 이전까지만 해도 소비자뿐만 아니라 농업인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던 복분자가 술로 태어나고, 유통부문과 결합을 하면서 빠른 속도로 소비자 곁으로 다가갔고, 급기야 광공업생산지수 품목에까지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복분자주는 농림수산업의 2차, 3차 산업화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호에도 예로 들었듯이 2, 3차 산업화에 성공한 품목은 육계가 대표적이다. 육계산업은 약 2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통합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하며 1차, 2, 3차 산업을 아우르는 산업으로 대변신을 했다. 복분자주는 육계산업이 통합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걸린 시간의 절반도 안 되는 기간 안에 1차 산업에서부터 시작해 2차, 3차 산업으로 도약을 했다. 복분자주가 이처럼 짧은 기간 안에 눈부신 성장을 한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소비자의 웰빙 중시 트렌드와 궤를 같이 한 결과이다. 여기에다 R&D(기술개발)가 뒷받침돼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었고,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도 한몫을 했다는 판단을 한다.

농림수산업계와 농림수산식품부는 복분자주가 어떤 과정을 거쳤고, 고비 때 어떤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는지 등등을 벤치마킹해 농림수산업의 2차, 3차 산업화를 추진하는 지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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