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 사이에 농축수산물 소비확대를 위한 날짜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해당 날짜와 연상되는 농축수산물을 먹자는 게 현재 펼쳐지고 있는 농축수산물 날짜 마케팅이다. 이달만 해도 3월 3일 삼겹살데이, 3월 7일 참치데이와 삼치데이 행사가 펼쳐졌다. 양계업계는 다음달 9일을 닭고기를 먹는 날인 토종화이트데이로 정하고 홍보활동에 나선다. 토종화이트데이는 1월 1일부터 시작해 일백 ‘백(百)’일째 되는 날에서 하루가 모자라는 99일째 날이 흰 ‘백(白)’일인 만큼 이날에 백색육인 닭고기 먹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5월 2일은 오이데이와 오리데이이고, 9월 9일은 구구데이로 닭고기 먹는 날, 10월 24일은 둘이서 사과하는 날로 사과데이, 11월 11일은 1자를 연상시키는 가래떡을 먹는 날이다.

공급과잉시대는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고, 특히 제품에 스토리를 담아야 소비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축수산업계의 날짜 마케팅은 고무적이다. 날짜 마케팅이 농축산물 소비확대는 물론 문화행사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다만 농축수산물 날짜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전략적이고 치밀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접목시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해야 한다. 단순하게 서울 한복판인 명동에서, 아니면 유통업소매장에서 기념식 수준의 시식행사만으로는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여인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인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는 시초는 어찌됐든 확실하게 초콜릿 매출을 늘려주고 있고, 3월 14일 화이트데이 역시 사탕 매출을 보장해주는 날로 발전했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 역시 마찬가지다. 제과업체의 전략적 접근이 만들어낸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날짜 마케팅으로는 프랑스 보졸레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주인 ‘보졸레 누보’가 유명하다. 보졸레 누보는 단기 숙성시킨 포도주로 품질 면에서 장기숙성 포도주에 뒤진다. 하지만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자정 전 세계시장에서 동시에 당년산 제품을 첫 출시하는 날짜 마케팅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그 날을 기다리게 만드는 방법으로 마케팅에 성공해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연간 5000만병이상 판매되고 있다.

국내의 농축산물 날짜 마케팅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지난주에 있은 삼겹살데이는 유통업체가 애그플레이션 파동을 적절히 활용해 그 어느 해보다 큰 성과를 올렸다. 국제곡물가격 급등 파장으로 모든 식품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실시한 삽겹살 할인판매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삽겹살 예에서 보듯이 농축산물 날짜 마케팅은 유통업계와 전략적인 공조를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사전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행사가 실시된 후 언론에 알려지는 그동안의 홍보방식으로는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어렵다. 해당일 4~5일전에 대대적인 홍보를 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해당 농축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토리를 담아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단순히 3월 3일은 삽겹살을 연상시키는 날이니까 삽겹살을 먹는 날이라고 소비자에게 홍보하기 보다는 사연을 담고, 축제와도 연계시키는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적용해 날짜 마케팅이 실질적인 소비확대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