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가 올해 집중적으로 추진할 업무추진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지난 18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2008년 업무계획은 농식품 유통혁신, 핵심인력 양성, 식품산업 육성, 규제완화 추진, 농어업인 소득안정, 생활여건 개선, 조직융합, 입법계획이 핵심이다. 농어업 및 식품산업 혁신과 농어업인 복지지원 강화에 중점을 두면서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법률을 개정하고, 내부적으로는 수산부문과 통합된 조직의 융합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올바른 정책방향 설정이라는 판단을 한다.

새롭게 출범한 농림수산식품산업부의 업무계획 가운데 종전과 다른 점이라면 기업가 정신이 강조됐다는 점이다. 농식품 유통혁신과 핵심인력 양성, 식품산업 육성, 규제완화 추진, 농어업인 복지지원 강화 등 주요 세부과제별로 향후 20일, 상반기, 하반기 실천일정까지 제시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이 같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올해 업무계획은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실용과 현장중시, 규제완화라는 국정기조를 녹아내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되며, 앞으로 5년간 농림수산식품정책의 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림수산식품부가 비전으로 제시한 ‘4800만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성장산업’은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갖게 한다. 농림수산식품산업이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산업인 동시에 성장산업이라는 메시지를 담고는 있지만 막연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한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목표로 제시한 ‘돈 버는 농어업, 살맛나는 농어촌’ 같은 강렬한 메시지가 아쉽다는 판단이다. 비전은 농림수산식품정책의 지향점이고 관련 산업계와 종사자를 하나로 묶어내 창조적 동력을 이끌어내는 핵심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지 비판이나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다. 비전이 농어업 및 식품산업의 중요성과 미래상을 그려볼 수 있는 함축된 내용을 녹아내면서도 더 간결했다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

비전과 함께 중요한 게 바로 실천이다. 실천하지 않는 정책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일본 니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사장은 “업무에서 아이디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5% 밖에 안 된다. 실천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앞으로 5년간 추진해 나갈 밑그림을 그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제 농림수산식품부가 할 일은 바로 정책의 실천이다. 올해 주요 세부과제에 대해 실천계획을 제시한 것도 바로 실천을 중시했기 때문이고, 강력한 실천의지를 담았다는 판단이다.

정책의 실천을 위해서는 관련 산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관련 산업계 및 종사자와의 협조가 선행돼야 한다. 정운천 장관이 취임이후 첫 자리를 농어민단체, 식품산업 관련 단체 및 업체 종사자와 간담회를 가진 것도 바로 이 같은 점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라는 판단을 한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올해 추진할 주요 업무 가운데 한계농지 소유·거래제한 완전철폐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농지·산지 규제완화는 농림업계 내에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이 같은 사안일수록 관련 업계 및 종사자간에 공감대는 필수조건이다.

실용과 현장정신으로 무장한 농림수산식품정책이 하나씩 실천에 옮겨져 이명박 정부 시절에 정말로 ‘돈 버는 농어업, 살맛나는 농어촌’이 실현되길 기대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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