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축산업은 사료곡물가격의 폭등과 환율 하락·유가 상승 등 삼중·사중고를 겪으면서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사료값의 살인적인 상승은 중소가축에서 이제는 대가축의 경영까지 크게 압박하면서 국내 축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양축가들은 생산성을 향상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절박함을 몸으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우 경쟁력 강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는 농협중앙회 서산 한우개량사업소의 행보가 빨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우 체질의 눈부신 개량
농협중앙회 가축개량사업소에서 올부터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로 개명한 이곳은 한우개량 추세조사가 시작된 1974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능력이 우수한 한우 보증 씨수소로부터 우량한 한우정액을 생산해 전국 한우농가에 공급함으로써 한우 개량과 이를 통한 농가 소득 증대를 이끌어 왔다.
지난해 한우개량 추세조사결과 18개월령 비거세우 한우의 체중이 567kg으로 1974년의 290kg보다 약 2배 증가하는 엄청난 양적 성장을 가져왔으며, 특히 육질 개선에서는 전국 1등급 출현율이 50.9%에 다달아 1995년 12.8%보다 무려 3.9배나 증가하는 개량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423억원의 농가 소득을 증대시켜온 것으로 나타난다.
한우개량사업소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05년부터 추진해 온 한우 육종농가사업도 암소개량집단 구축을 위한 육종농가 추가선정과 관리마리수 확대를 통해 수소와 암소의 유전능력을 동시에 평가해 한우 개량의 폭을 넓히고 개량 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미FTA 타결에 따른 수입육과의 경쟁력 확보와 고급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증대됨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는 후보씨수소 선발형질을 12개월령 체중과 일당 증체량에서 12개월령 체중과 근내지방도로 변경해 육질형질 개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전가 검사 실용화
또 올해는 당대검정 규모 확대와 보증 씨수소 선발지수 변경을 통해 우량한 보증씨수소 선발에 더욱 매진해 씨수소 이용연수 단축으로 유전적 개량량 극대화와 동시에 국제동물유전학회 주관 국제비교시험 등 연구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한우개량사업소가 한우 개량의 메카로 인정받는 것은 개량부분만이 아니다. 개량관련 연구를 실용화함으로써 양축가 지도와 교육을 병행해 한우농가 전체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려 한우산업 전체가 외국산 축산물과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했다는 점이다.
국내 최초로 도입 실용화한 소 혈액형 검사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유전자검사를 실용화함으로써 종축선발과정 중 혈통을 확립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능력 검정의 정확도를 보다 제고시켰다. 살아있는 생체단층촬영기법을 조합 지도원을 중심으로 교육 양성시킴으로써 출하시기를 조정하는 등 양축농가의 사양관리까지 개선할 수 있었다. 이는 곧 양축가들의 소득과 직결되는 것이었다.
또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공동으로 송아지 설사백신을 개발함으로 송아지 폐사율을 30%에서 10%대로 낮춘 것도 한우개량사업소의 초점이 양축농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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