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프롤로그
② 일본인의 ‘입맛’을 잡아라
③ 새로운 한국 농식품의 판로 ‘통신판매’
④ 현지인이 전하는 ‘대일 농식품 수출 확대 방안’

올해 들어 우리 농식품 수출이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올 1분기 농식품 수출액은 9억6700만 달러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4월 들어서도 전년대비 24.6%나 증가했다. 유가·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농업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전체 농식품 수출 중 33%나 차지해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매력적인 시장이며, 일본시장에 우리 농식품의 수출 확대를 위한 선행과제가 현지의 소비시장을 개척하고 확대하는 일이다.

사실 한국 농식품을 소비하는 수요처가 주로 해외 교포에 의존하다보니 농식품 수출에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현지인의 식탁문화에 우리 농식품이 파고들지 못한다면 자의적·타의적으로 어렵게 구축한 시장마저 빼앗길 여지가 크다. 실제로 일본 만해도 그동안 한류열풍 등으로 한국 농식품 소비시장이 확대돼 오다 최근 중국산 농약만두사건 등의 여파로 일본 내의 수입 농식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한국 농식품에 대한 소비가 다소 위축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인으로서는 한국산이나 중국산이나 똑같이 수입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되도록 자국 농식품의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 농식품을 취급하는 현지 유통인의 말이다. 특히 현지 유통인들은 “주로 정부가 국내 생산단체나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수출정책을 펴다보니 정작 현지인에 피부에 와 닿는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홍보·마케팅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 농식품이 일본시장에서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자단체와 수출업체, 현지 도·소매업체간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요하다. 특히 현지의 식생활 습관과 구매성향, 유통구조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일본에 진출한 한국 유통인들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부터 한국 농식품을 직접 수입해 팔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모여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유통업체인 ‘이토요카도’에서 ‘한국상품전’을 펼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 주관으로 지난달 14일부터 연말까지 총 28회 일정으로 전국 이토요카도 체인점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상품전은 기존의 단발성 홍보행사가 아닌 수개월에 걸쳐 한국 농식품을 일본 현지인들에게 직접 알리고 맛을 체험케 하는 기회의 장이 돼 새로운 한국 농식품의 마케팅 방식으로 현지의 호응이 높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김본동 (주)코우신 무역 대표는 “단순히 생산된 우리 농식품을 보여주는 전시성 홍보만으로는 일본 식생활문화에 파고들기 힘들다”면서 “특히 채소류의 경우 직접 현장에서 요리하는 모습과 맛을 전달해 주는 현장 세일즈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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