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우병 사태 등 농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사료공급 차질로 가축이 굶어 죽을 수도 있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농업계의 현실이다.

우리 농업·농촌은 근대화 물결 속에 변화와 개혁을 외치며 고속 성장을 해 왔다. 앞만 보고 나가다 보니 지금 농업계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근대화 이전 우리 농업·농촌을 뒤돌아보면 우리 농업은 소득을 올린다기 보다는 먹을거리 해소차원의 농업이었다. 당시 농업은 높은 소득은 없었지만 지금 우리가 찾고 있는 친환경 농산물이었다. 우리 농업계가 변화를 추구하면서 농기계의 발달, 농약·비료·사료의 등장, 대규모 전업화가 되면서 농산물 생산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젠 식량전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을 만큼 식량이 매우 중요하다.
이같이 식량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농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 농약잔류문제, GM(유전자변형)식품, 광우병 등 과거 우리 농업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시기에 농약을 전혀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농사짓고, 소꼴로 소를 사육해 온 과거를 한 번 회상해 볼 시점인 것 같다.
‘새로운 변화를 위한 투자 보다는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영국의 어는 한 마을은 무농약, 무비료, 배합사료 없이 가축을 사육하는 등 100여년전과 같이 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 가격은 타 지역보다 매우 높지만 농축산물이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특히 이곳의 농축산물이 고급 브랜드화 되지도 않았고, 고품질화를 추구하지는 않았지만 친환경 자연 그대로의 상품이라는 것에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 농업·농촌은 변화와 개혁 속에 선진 농업 속에 들어왔다. 이젠 그동안 변화와 개혁 속에서 뒤돌아보지 못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잘못된 정책을 버려야 하는 것도 찾아볼 시점이라고 본다.

특히 농업·농촌 발전의 초석이며 기둥인 협동조합 출범이 반세기를 넘어섰다. 협동조합은 우리 농업 발전의 일등공신인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협동조합은 변화와 개혁을 부르짖으며 성장을 추구해 왔다. 이젠 협동조합도 변화와 개혁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며 농업·농촌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보고 싶다.

<양정권 농어촌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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