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가는데 의식주가 필수적이라면, 선택은 매 순간 우리가 접하고 있다.

농업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전답과 가축 등을 가져야 한다면 선택은 농약, 비료, 각종 농자재를 비롯해 유통, 판매망 등 이다.

과거 우리 농업인의 최대 재산이며 갖고 싶은 것이 집안의 일꾼인 황소였다면 수 십 년 전에는 경운기, 지금은 트랙터가 아닌 가 싶다. 지금 우리 농촌에서는 황소가 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소 대신 경운기와 트랙터 등이 대신하고 있다.

그래도 수 천 만원을 하는 트택터는 농업인이라면 누구라도 갖고 싶지만 필수품목이 아닌 선택의 한 품목이다. 농기자재의 발달로 우리 농업도 발전과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농기자재 선택이 매우 중요한 게 오늘날인 것 같다.
지난달부터 강원도 고랭지 과채류가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했다.
산지 유통 현황을 살펴보기 위기 위해 APC(산지유통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 조합을 찾았다.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품질의 농산물을 요구하면서 일부 산지 협동조합들이 APC 시설을 갖추고 있다.

APC에 필수적으로 갖추어져 있어야 하는 것이 농산물 선별기이다. 그러나 선별기 가격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다.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지만 선별기를 선택하기에는 많은 고민이 따르기 마련이다. 선별기의 가격이 대당 억대가 넘어가고 있으니 산지 조합이 구매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이 조합의 조합장은 선별기 대당 가격이 수 억 원에서 수 십 억 원대인데 이곳 연간 매출액이 선별기 한대 가격정도라며 과연 선별기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리고 선별기 기종도 매년 업그레이드돼 몇 년 지나지 않아 지금 이용하고 있는 선별기는 퇴물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그러나 조합은 선별기를 선택이 아닌 필수 품목으로 구입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형유통업체와 바이어들이 이러한 시설을 갖춘 곳만 유통 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조합이 선택품목이 아니고 필수적으로 이 같은 고가의 자재를 구매해야 된다면 이들 자재들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통업체들도 산지 농산물 구매 시 이 같은 시설을 갖춘 곳에서만 구매를 고집해야 하는지 의문시 된다. APC 시설이 없는 지역의 농산물이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APC의 농산물 선별기를 비롯한 각종 자재 시설이 필수적이라면 유통업체와 바이어들이 구매하는 농산물은 선택 사항이다.

최근 유가와 원자재 값 상승으로 우리 농업인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농업인이 구매해야 할 농자재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 등이 지원해 준다고 무조건인 구매보다는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서 구매해야 할 것이다.

선택은 한순간이다. 한순간 잘못된 선택은 향상 후회가 따른다, 협동조합이나 농업인들이 각종 자재를 구매 시 필수가 아닌 선택 품목이라면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양정권 농어촌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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