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오징어의 원조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바로 수협중앙회 위판장이 위치한 저동 포구입니다.”

김태훈 울릉군수협 지도총무과 계장은 “1970년대 말까지는 저동이 가장 큰 어항이었으나 1980년대부터 저동에 방파제가 건설되면서 이곳을 중심으로 어업 전진기지가 마련됐다”며 울릉도의 오징어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김 계장은 “촛대바위 너머로 여명이 동터오면 어판장은 분주해 진다”며 “어선에 가득 실어 온 오징어 상자가 위판장에 칸칸이 쌓이면 수협 직원들이 종을 울리며 입찰을 시작한다”고 생생하게 설명했다.

입찰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상자를 뒤집어 오징어를 바닥에 쏟아내는데 날카로운 비수를 든 ‘오징어 아지매’들이 달려들어 오징어 할복을 한다. 오징어 철에는 하루에 수천, 수만 마리의 오징어 할복이 이뤄지는 저동항 수협 위판장은 활기가 가득하다.

“누렇고 흰 오징어 내장이 바닥을 가득 채울 때쯤이면 대꼬챙이를 들고 스무 마리 씩 한 축을 만들고 물에 씻어서 수레에 실은 뒤 덕장으로 운반하면 그제 서야 아지매들의 어판장 작업이 끝이 납니다.”

그는 “배를 따는데 한축에 500원, 오징어 한 축을 꿰는데 500원이니 2000마리쯤 할복해야 5만원 정도 벌이가 된다”며 아지매들이 없다면 이렇게 맛있는 오징어는 꿈도 못 꿀 일“이라고 자랑했다.

치솟는 기름 값으로 시름하는 어업인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요즘 어업인들은 만나기만 하면 기름값 때문에 정말 힘이 든다고 호소한다고 했다.
어업인들에게 발과도 같은 어선이 기름 값 부담 때문에 항구에 발이 묶이고, 섬 특성상 필요한 모든 물품에는 배 삯이 포함돼 있어 생활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계장은 "오징어 가격조정을 위해 창고를 사용해도 돈이 들고, 출어를 위해 빚을 낸 이자까지 떠안아야 하니 어업인들 고충이 심하다”고 전했다.

수협이 어업인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언제나 힘찬 발걸음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는 그의 노력이 저동항 앞바다 푸른 물처럼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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