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수 천 명의 급성신부전증 젖먹이를 유발시킨 멜라민 함유 분유파동 파장이 국내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신속하게 중국산 유제품 수입상황과 검사결과를 발표하는 등 차단에 나서고 있지만 의심쩍은 점이 없지 않다. 여기에다 전북에서 판매된 민물 양어용 사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국산 민물고기로 파장이 확산될 우려마저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국내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성 의혹이 조기에 잠식되길 기대한다.

멜라민(melamine)은 비료나 수지원료 등에 사용하는 화학물질로, 사람이 섭취하면 신장결석이나 신장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낙농가들이 우유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타고, 단백질 함량을 정상적인 우유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이 같은 위험성을 안고 있는 멜라닌을 우유에 첨가한 것이다. 그 결과 이 우유를 원료로 만든 분유나 아이스크림 등을 섭취한 젖먹이 아이 3명이 죽고 6000여명이 급성신부전증을 앓는 사태가 빚어지고 말았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에서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으니 전 세계가 경계의 눈초리 속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농림수산식품부 조사결과 멜라민 오염과 관련된 중국산 유가공품의 국내 수입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 유가공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우려를 감안해 분유와 분유가공제품 이외에 기타 유성분으로 만든 제품 전체에 대한 수입상황 조사결과 유지방으로 만든 중국산 가공버터가 지난 2월부터 182톤이 수입됐지만, 중국에서 발표한 멜라민이 검출된 22개 회사의 제품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농림수산식품부의 발표다. 이 같은 농림수산식품부의 발표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안심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북에서 판매된 민물양어용 사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돼 불안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라북도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검사를 의뢰해 밝혀진 멜라민 함유 민물양어사료는 619톤이다. 이 가운데 583톤은 이미 어가에서 사용했다니, 전라북도에서 해당업체에 나머지 물량에 대한 폐기조치와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해도 미덥지 않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앞으로 중국산 유제품이 수입될 경우 전량 멜라민 첨가여부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식약청과 협조해 멜라민이 검출된 양어용 사료를 사용한 물고기에 대해 멜라민 함유여부를 분석하기로 했다. 특히 국민의 건강과 식품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분석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어가에 대해 출하를 통제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료검사기관 등을 통해 멜라민 함유여부에 대한 품질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해외사례 파악 및 전문가 의견을 들어 멜라민에 대한 관리방안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수 천 명의 젖먹이가 사망하거나 급성신부전증을 앓는 사태를 초래한 중국발 멜라닌 유가공품 파동은 식품안전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국내의 식품안전 위해요소 관리에 허점이 노출돼왔다는 점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식품안전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장치를 확고하게 마련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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