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첫 국정감사가 열린 지난 6일.
농림수산식품위는 이날 과천에서 농림수산식품부를 첫 수감기관으로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농림수산식품위가 새로 구성된 이후 열린 첫 국감이라는 긴장감과 달리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되던 이날 국감장을 막바지에 뜨겁게 달군 이슈는 다름아닌 ‘하림의 양돈산업 진출건’이었다.

최근 하림이 국내 굴지의 양돈 계열화 회사인 선진과 대상팜스코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양돈사업에 전격 뛰어든 것과 관련 양돈협회 등 양돈농가들이 심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수산식품위는 이와 관련 김홍국 하림회장과 이문용 하림대표, 김동환 대한양돈협회장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강도 높은 심문을 해댔다.

양돈농가를 대표해 출석한 김동환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하림은 그동안 독점적 자본과 지위로 육계전업농들을 어려움에 처하게 했다며 양돈계열화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전업화의 모범인 양돈농가들을 위탁사육농가로 몰락시킬게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국회의원들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총대를 맨 황영철 의원(한나라, 홍천·횡성)은 하림이 지금처럼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양계 계열화사업이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여타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등의 사업 확장을 통한 것이며 이의 근거에는 정부의 정책자금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맹공격했다.

여상규 의원(한나라, 경남 남해·하동)도 하림이 양계계열화사업을 하면서 농가들과 체결한 사육(육계·삼계)계약서는 수탈에 가까운 불공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결국 농가들을 소작농으로 전락한거 아니냐고 따졌다.

김홍국 회장은 이같은 비난여론에 항변했다.

소수의 비난 여론으로 마치 전체 계열화사업이 잘못된 것으로 호도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글로벌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양돈 계열화를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변했다.

또 20년 전 어렵게 양계 계열화 사업을 시작, 현재 600여 회원 농가가 평균 85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산업으로 성장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의 이같은 논란을 둘러싸고 우리 업계가 기업 마인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발목을 잡는 후진성을 보이고 있다는 비난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기업인을 국감장에 출석시키는 것 자체가 반 기업적인 정서를 갖고 있는 것이며 이런 시각으로 농업의 경쟁력을 제대로 논할 수 있겠냐는 반론이다.

그러나 이같은 반론에도 불구하고 하림에 대한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농기업은 정서적으로 어느 분야 못지 않게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 기업’ 성향을 강하게 띤다. 계열업체일수록 더 그럴 것이다.

하림의 양돈산업 진출은 산업측면에서 보면 업계에 새로운 경쟁구도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기회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반면 양돈협회의 주장처럼 생산자들이 시장 주도권을 상실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좋은기업은 사회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역할, 사회적 책임을 잘 수행하는 기업이라고 한다.

21세기에는 ‘상생’하는 ‘착한기업’이 장수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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