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한·EU FTA를 서둘러 타결하려는 것과 관련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는 축산업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장과 김동환 대한양돈협회장 등은 지난 5일 외교통상부를 방문, 이혜민 FTA수석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낙농제품과 돼지고기 등 국내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축산물의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 산업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미산쇠고기 수입재개로 송아지 가격이 폭락하는 등 낙농가의 고통이 배가되고 있다”며 “세계 우유생산량의 23.4%를 차지하는 낙농대국 EU는 막대한 수출보조금까지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낙농산업은 폭격탄을 맞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대한양돈협회장은 “EU가 미국보다 낮은 생산비와 낮은 수입가격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양허를 할 경우 국내산 돼지고기는 가격경쟁력에서 EU산에 밀려 국내 양돈농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돼지고기에서 EU의 주요 수출품목은 냉동삼겹살이며 미국의 주요 수출품목은 냉장삼겹살과 냉동목심으로 양국간 수출품목이 달라 이들끼리 경쟁관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이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며 “한 EU FTA 협상을 하더라도 정부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고 특히 협상에 따른 양허안은 미국보다 장기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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