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산물 유통의 필수조건인 저온경매장 설치를 두고 가락시장 도매법인이 미온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올해 들어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사업의 일환으로, 친환경 농산물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필수 시설인 저온 경매장 설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콜드체인시스템 연계성 미흡, 재건축으로 인한 불필요성, 타 시장 저온경매장 활용도 저하 등을 이유로 사실상 저온경매장 설치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가락시장 도매법인 관계자는 “굳이 재건축을 앞두고 향후 5~6년간 사용키 위해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콜드체인시스템이 미흡한 현 시점에서 저온경매장은 활용도가 낮다”고 말했다.

반면 엽채류 생산자와 중도매인들은 “여름철 상품성 시비 중 가장 큰 원인이 상온 경매로 인한 상품성 손실”이라며 “재건축과 별도로 저온경매장 설치는 당연하다”고 맞섰다.

또 도매시장 유통 전문가도 “향후 10년 후 가락시장이 재건축될 시 저온경매장은 필수시설”이라며 “저온경매장 관리 및 활용도, 도매법인의 손익 산출 등을 미리 파악키 위해서라도 시범운영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예산 효율성 제고와 도매시장 영업의 필요성, 콜드체인시스템 연계 미흡에 따른 상품 손실 등을 고려해 도매법인, 농림수산식품부와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가락시장 내 저온경매장 설치는 2007년 6월 중앙청과(주)와 농협가락공판장이 사업계획서를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제출하며 설치 의지를 밝혔으나 정부 예산지원 지연과 비 효율성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실제 지난해 가락시장 친환경 농산물 신뢰성 제고 및 생산자 수취가격 향상을 위해 한·미 FTA 대책 사업의 일환으로 국고와 지방비 각각 50%씩 9억96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가락시장 내 채소 임시경매장 전체면적의 1810㎡에 2개소를 설치하려 했으나 한·미 FTA 국회비준이 미뤄진데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 결정이 늦어지면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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