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농산물 구매 시 응답자의 약 72%가 가족들의 건강을 제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대답이 농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의 정도를 말해준다.

어린 시절 배고픔에 몸부림치던 보릿고개의 아픈 추억이 엊그제 같은데 우리는 이제 어디를 가나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량 증대를 목표로 화학비료와 화학합성농약을 무분별하게 많이 사용해 온 것을 부인 할 수가 없다. 그 결과 우리는 배고픔은 이길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우리의 비옥했던 땅은 비료와 농약으로 병들기 시작했고, 그 땅에서 자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리고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는 이름도 알 수 없는 값싼 수입농산물 앞에 우리 농업이 처해 있는 현실과 국민건강의 안전문제는 그야 말로 바람 앞에 등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농산물도 맛과 양만을 따지는 시대가 아니라 농식품에 대한 안전성이 소비자의 최고의 관심사가 된지 오래 되었다.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우리의 건강한 먹을거리는 흙속에 살아 숨 쉬는 수많은 미생물이나 지렁이 같은 벌레들이 땅속의 유기물을 분해해서 작물의 거름이 되는 무기물을 만들어내며 순환을 이루는 자연환경 속에서 생산된다. 우리 선조들은 땅에서 나오는 좋은 기운을 받아들이며 자연에 순응하는 건강한 삶을 살아왔다.

우리는 이제 그 선조들이 물려주신 건강했던 흙을 되살려야 한다. 이제 우리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물 맑고 공기 맑던 그 시절, 몸에 난 상처에 흙을 뿌리면 신기하게도 상처가 아물었던 그 건강했던 소중한 땅을 살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생명을 살리는 길이다.

농식품의 안전성과 환경보전!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농업이 바로 친환경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 친환경농업은 화학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사용한 농업을 말한다.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해 농업인과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고 자연환경을 보전해 지속 가능한 농업을 지향하는 농법이 바로 친환경농업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친환경농산물은 토양관리, 비배관리, 병해충관리, 품질관리 등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전국 50개 민간인증기관에서 인증을 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이 친환경농업의 실천이 곧 흙을 살리는 길이며 농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나아가 우리의 농업을 지키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더욱더 맑고 푸른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박종창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영덕출장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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